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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중국 기업, 금호에 1600억 무이자대출 호의 베푼 이유는?

권순우 기자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뉴시스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한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내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중국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는 어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중국 하이난항공그룹이 매입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세부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금리는 0%이며 만기는 20년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금호홀딩스가 발행하는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와 채권이 결합된 상품입니다. 금호홀딩스는 비상장회사인데다 만기가 20년이라면 신주인수권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하이난항공이 금호홀딩스에 20년 동안 1600억원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하이난항공그룹은 왜 파격적인 호의를 금호에 베풀었을까?

금호그룹의 공식적인 설명은 “장기적인 전략적 시너지를 도모하는 차원에서 투자가 이뤄졌다”며 “두 그룹은 호텔, 리조트 개발, 항공정비사업 등 전반에서 제휴 관계를 확대하겠다”는 겁니다.

금호그룹과 하이난항공그룹의 협업 사업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 사업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하이난항공그룹과 함께 기내식 사업을 위한 합작 법인 ‘게이트 고메 코리아’를 설립했습니다. 하이난항공그룹이 수익의 60%, 아시아나항공이 40%를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게이트고메코리아는 2018년부터 아시아나항공에 납품할 계획입니다.

기내식 사업은 매우 알짜 사업입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항공운송의 영업이익률은 10% 남짓인데 기내식 사업의 이익률은 무려 33%나 됩니다. 비행기를 타면 그 비행사가 제공하는 기내식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독점력이 강한 사업입니다. 그래서 항공사가 기내식 사업을 남에게 주지 않고 자체적으로 운영을 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에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내식 사업부의 지분 일부를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자회사인 LSG에 매각했습니다. LSG와 아시아나항공이 합작한 LSG스카이셰프는 그때부터 2018년까지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납품하기로 했습니다.

LSG측은 기내식 납품 계약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LSG측은 계약 연장을 위해 게이트고메스위스보다 우위의 조건을 제시했는데 공정한 입찰 기회조차 제공되지 않았다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이난항공그룹은 LSG 대신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납품하는 알짜 사업권을 갖게 됐습니다. 그런 하이난항공그룹이 금호에 사실상 20년만기 무이자대출을 해줬으니 세간에선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이난항공그룹이 받게 된 기내식 사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원입니다. 그런데 무이자대출 혜택을 받은 곳은 아시아나항공이 아니라 금호홀딩스입니다. 즉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원을 내주고 이를 받은 하이난항공 그룹은 금호홀딩스를 도와주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어찌보면 아시아나항공 주주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입니다. 하지만 별다른 목소리를 내진 않고 있습니다.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은 형제의 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화협정’을 맺은 상황입니다.

3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큰 자금을 대출해준 주채권은행이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건전성에 매우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산업은행은 지금 박삼구 회장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양도할 수 있게 해달라는데 산은으로선 불가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와중에 금호홀딩스가 외자유치라고 주장하는 이 문제로 또 잡음을 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갈등이 생기기는 원하지 않지만 오너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의 재무건전성을 해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룹재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박삼구 회장으로선 금호타이어를 되찾느냐 마느냐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았습니다. 금호그룹 전체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시선에는 경영을 정상화시키면 되는 것 아니냐는 입장입니다. 재계의 대표적인 마당발로 통하는 박회장은 이미 금호산업을 되찾을때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해 자금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한 바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선 1조원을 다시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 하이난 그룹의 호의를 감안한다고 해도 나머지 자금을 순조롭게 모아 그룹재건이라는 원대한 꿈을 다시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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