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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예견된 사고…최대 위기 맞은 숙박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보안·리스크 관리는 '허술'
박수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수연 기자] 대표 O2O 서비스인 숙박앱의 양대산맥이었던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운영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라이벌 관계로 서로를 견제해왔던 '경쟁자'에서 커다란 암초에 부딪힌 배를 함께 탄 '의도치 않은 동지'가 된겁니다.

야놀자의 프랜차이즈 가맹 숙박업체 '호텔야자'의 일부지점은 인근 유흥 업소와 연계해 성매매 장소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야놀자 측은 이같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가맹점의 관리 소홀로 사실상 방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며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야놀자와 함께 빠른 시간에 성장해온 위드이노베이션의 서비스 여기어때 역시 DB 해킹으로 4000여명에 달하는 이름과 번호 등 고객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모텔 예약 내역을 언급한 협박성 문자가 전송되는 등 서비스를 이용한 전체 회원들에게 불안감을 안기고 있습니다.


위드이노 측은 즉시 비상운영체제를 가동하고, 관계 당국에 신고해 수사를 진행했지만 해킹이 초보 수준의 공격이었던 점을 미뤄보면 앞으로도 고도화된 기법을 통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입니다. '깨끗한 선진 숙박 사업'을 추구했던 야놀자 역시 이번 사건으로 고객의 신뢰도가 고꾸라졌습니다.


사실 이번 사태는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입니다.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가맹점 관리나 보안 강화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두 업체는 업계의 '퍼스트무버' 입장에서 빨리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조바심 섞인 경영전략을 통해 '내부 관리'보다는 '외부 확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동안 야놀자와 위드이노는 업계 1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습니다. 그 결과 야놀자는 가맹점을 100여개 넘게 열며 오프라인 사업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고 후발업체 위드이노 역시 단시간내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규모의 성장에 맞는 역량 강화에는 실패했습니다. 여기어때의 경우 지난해 말 운영하는 호텔 도어락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관련당국으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은 것이 밝혀지면서 취약한 보안 시스템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야놀자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맹점을 관리할만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겪은 업체들이 그간 줄기차게 홍보해온건 '선진화된 숙박업', IT를 통해 산업을 혁신하는 '스테이테크(StayTech)' 등이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대목입니다.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최첨단' 기술 이전에 사업 규모에 따른 관리와 무엇보다 철저하게 보안돼야 할 고객정보 등에 대한 '기본' 기술이 부재했던 셈입니다.


두 업체는 대중화된 플랫폼 서비스와 IoT와 AI 등 각종 첨단 기술을 앞세우고 건전한 캠페인을 진행하며 모텔 시장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대규모 투자를 논의하면서 한단계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는 업계에게 이번 사태는 상당한 큰 시련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이 어려움이 '성장통'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앞으로 그들이 대처하는 방식에 달려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수연 기자 (tout@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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