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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어느 중국기업의 한국증시 이별기

이대호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대호 기자]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IR 활동을 적극하겠습니다."

무더웠던 기억이 아직 또렸한 지난 2010년 여름.

중국 절강성 웨이포트 본사에서 만난 진용 대표는 한국 증권시장의 '차이나 디스카운트' 현상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IR 활동을 강화하고, 한국시장에 전동기기를 출시하는 등 기업 이미지를 높이겠다고 했다.

그 후 7년.

웨이포트가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웨이포트 최대주주 진용 대표는 시장에서 나머지 지분(32.89%)을 몽땅 매입(공개매수) 하겠다고 지난 29일 공시했다. 28일 종가(1,150원)보다 약 43.5% 높은 수준이다.

웨이포트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증자를 할 정도로 주가가 오른 것도 아니었고, 계속 저평가 되고 있어 (대주주가)불만이 많았다"며, "실익도 없고 상장유지 비용만 많이 들어 자진상폐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주당 1,400원에 코스닥에 입성한 웨이포트는 상장된 거의 대부분 기간동안 공모가를 밑돌았다. 2011년부터 4~5년 동안은 주가가 1,000원을 계속 밑돌아 '동전주' 테마로 엮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차이나 디스카운트 탓만 할 것도 아니다. 이 회사가 2012~2015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자진상폐 타이밍이다.

지난해 이 회사 실적은 5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한다. 다만 연간 실적은 아직 공시하지 않았는데, 상폐를 결정한 이상 굳이 감사보고서를 낼 것 같지도 않다.

한 증권 전문가는 "흑자전환도 이뤘고, 외국에서 대규모 수주나 M&A가 있다든지 좋은 일이 있으니 화끈하게 공개매수를 결정한 것 아니겠느냐"고 내다봤다.

한국 주식시장에 잠시라도 몸을 담근 중국기업은 22곳.

그중 7개 기업이 상장폐지 됐다. 웨이포트까지 합하면 8곳이다. 중국기업 상장폐지 비율이 '36%'에 달한다. 중국고섬, 연합과기 등처럼 대부분 말로가 좋지 못했다.

여기에 중국원양자원까지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다. 작년 상반기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데 이어 연간 감사보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도 지난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의견 '적정'을 받기 어려워 보인다"며, "'한정' 의견이라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올해 중국기업 10여 곳이 국내증시에 상장될 전망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는 '자발적 한국증시 노크'보다 '증권사들의 IPO 유치' 성격이 강한 기업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들에...

미래에셋대우조차 올해 중국기업 IPO를 재개한다고 한다. 지금껏 상장폐지된 7개 중국기업 중 미래에셋대우 손을 거친 곳이 4곳에 달하는 데도...

주주총회장에서 만난 한 중국원양자원 주주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주가는 최고가 대비 1/14이에요. 손절매를 하고 싶어도 손실이 너무 커서 빠져 나올 수가 없어요. 여기 온 사람들 대부분이 아마 그럴 거에요. 나는 중국기업이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 됐다고 봐요. 중국고섬 사태 이후에 달라진 게 없는데, 계속 상장만 시킨다는 게 말이 되나요?"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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