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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옵션, 장기투자가 늘어난다?...증거금 급증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지난해 파생 증거금 9,000억원 증가...거래소 "장투 긍정적", 업계 "시장침체 반증"
김예람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예람 기자] 지난해 국내 파생상품 투자자들이 한국거래소에 납부한 거래증거금이 9,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파생 거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증거금이 오히려 늘어난 것은 포지션을 비교적 길게 가져가는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27일 승수 인하 이후 옵션 시장에서 하루 평균 미결제약정은 200% 넘게 폭증하면서 증거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파생시장이 기존 투기거래 특성을 띈 시장에서 점차 '장기 투자화' 되는 증거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기준 국내 파생상품 거래로 국내 증권사, 외국계 증권사 등이 KRX에 낸 증거금은 약 4조 4,160억원에 달했다. 2015년 12월 말일 기준 3조 4,846억원에 비해 27% 증가한 수준이다.

매매 결정 이후 결제 이행이 2일 뒤 이뤄지는 금융시장 특성상 결제 이행을 보증하기 위해 증권사 등은 거래증거금을 한국거래소에 납부해야 하는데, 이 금액이 늘어난 것이다. 파생 시장이 침체되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감소하고 있지만, 계약을 한 뒤 포지션을 오래 들고 있는 투자자가 늘면서 증거금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옵션시장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옵션시장 미결제 약정은 139만 3,178 계약으로 전년(126만 6,221계약)보다 10% 늘었다. 반면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각각 198만 3,551계약, 7,453억원으로 전년보다 24%, 30%씩 감소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량 대비 미결제약정이 증가한 것은 포지션을 당일 해소하는 단타나 투기거래보다 헤지 등 장기 보유 목적 거래가 증가했다는 것"이라며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선물업계는 "미결제약정 증가는 거래량이 줄면서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지표"라고 지적한다.

선물업계 관계자는 "투기거래, 차익거래, 스프레드 거래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참가자들이 있어야 수익 기회가 많아지는데, 점차 제한적인 참가자만 남고 있다"며 "사실 미결제약정이 많아진다는 것은 단기 차익을 실현할 수 없어 포지션을 더 끌고 가면서 거래량이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떤 주체의 투자자가 미결제약정을 늘렸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증권사가 아닌 기관의 경우 주식, 채권, 장외파생에 대한 헤지로 미결제약정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이 미결제약정을 많이 갖고 있다면 투기거래, 현물 시장에 대한 헤지 등 다양한 목적이 섞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거래소에 대용증권이 아닌 현금으로 증거금(선물+옵션)을 납부한 금액은 약 2조 350억원으로 2015년 말 (약 1조 4,000억원)보다 4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 선물사들은 대부분 대용증권으로 증거금을 내지만, 외국인의 경우 현금을 내는 경향이 강하다"며 "현금 증거금 납부액이 늘었다면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거래소 측은 투자자별 미결제약정 추이에 대해서는 시장 전략이 노출될 수 있으므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달 27일 코스피200 파생 상품의 거래승수(계약 단위)를 절반으로 인하하면서 투자자들이 청산을 유보하는 경향이 짙어져 증거금 납부액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이후(3.27~4.11) 콜옵션과 풋옵션의 하루 평균 미결제약정은 각각 115만 710계약, 207만 4,967계약으로 올들어(1.2~3.24) 평균 미결제약정 규모보다 각각 210%, 253%가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승수 인하 후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계약 청산 유보가 많아졌다"며 "대부분의 운용자들이 장기로 계약을 가져가게끔 시장 환경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예람 기자 (yeahra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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