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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공매도 서비스 안하는 증권사입니다"

신라젠 주주총회장을 찾아간 동부증권 직원들
허윤영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허윤영 기자] "저희 증권사에서는 공매도를 위한 주식대여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부산 벡스코(BEXCO)서 개최된 신라젠 주주총회 현장.

동부증권 남포지점 직원들이 찾아와 홍보 활동을 펼치며 한 말입니다.

증권사에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주식 매매가 가능한 시대, 아예 직원을 만나볼 필요도 없이 계좌 개설이 가능한 시대에 직원들이 투자자들을 찾아나선 겁니다.

번화가나 지하철역 입구 등에서 은행직원들이 홍보에 나서는 건 자주 보는 일입니다. 하지만 증권사 직원들이 직접 주총 현장에서, 그것도 "공매도를 위한 주식대여를 하지 않는 증권사"라는 독특한 멘트로 홍보에 나섰다고 하니 눈길이 갑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신라젠은 일명 '장외시장 대어'라고 불리며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이 1조를 넘느냐 마느냐에 관심이 쏠렸죠.

관심이 큰 만큼 시장의 우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상장 다음날부터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지난 2월 16일에는 공매도 비중이 11.51%까지 올라갔습니다. 공매도 비중이 11% 정도면 1,000개가 넘는 코스닥 종목 중, 상위 50위 권에 드는 비중입니다. 신라젠은 급기야 주주들에게 '대차거래 활용 금지'와 '보유주식 대여 불가'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동부증권 남포지점은 이런 이슈를 고객 확보 기회로 삼은 겁니다. 신라젠 주주들은 공매도 우려를 줄일 수 있어 좋고, 동부증권은 개인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어서 좋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현장인 거죠.

동부증권 본사 차원에서 계획한 것은 아니고 해당 지점 직원들이 직접 계획한 영업활동의 일환이었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동부증권 본사 관계자는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영업활동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점 축소와 점포 통폐합, 스마트폰으로 가능한 계좌개설과 초대형IB. 여의도 증권가를 뒤덮고 있는 단어들입니다. 이 단어들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비대면'. 다시 말해 일반 고객과 직원이 마주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이 목적이지요. 좋게 말하면 군살을 줄이는 비용절감 전략입니다.

금융사 입장에선 피할 수 없는 선택이죠. 하지만 달리 보면 안 그래도 '수익성', '성과' 지상주의에 빠진 증권업계가 더 더욱 각박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점 직원들이 주총장으로 투자자들을 찾아간 스토리, 그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꺼내들었던 아이디어가 조금 특별해 보이기도 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허윤영 기자 (hyy@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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