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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특별기획]혼돈의 건설부동산시장, 다시 해외다

이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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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애리 기자]
지난 몇년간 국내 부동산 시장은 큰 호황기를 누려왔습니다. 저금리와 각종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여윳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 이후 시장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미국 금리인상 여파로 국내 대출금리마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모습입니다.

그동안 국내 분양사업에 올인해 왔던 대형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새 먹거리를 발굴할지가 최대 과제가 된 겁니다.

해외시장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해외시장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을 다룬 '혼돈의 건설부동산시장, 다시 해외다' 기획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김혜수 기자의 '국내 건설부동산시장 사상 최대 위기'를 전해드립니다.


(1) 국내 건설부동산시장 사상 최대 위기
14대 1. 지난해 전국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입니다.

일반공급 29만여가구 모집에 무려 409만여명이 몰린 결과인데, 분양시장 훈풍이 거셌던 지난해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분양시장의 뜨거운 열기는 저금리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3%도 채 안되는 금리로 목돈을 최대 35년간 빌릴 수 있다보니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 너나할 것 없이 분양시장으로 몰려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 했습니다.

11.3 부동산 대책과 대출규제, 금리인상 등 시장에 악재가 쏟아지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던 시장이 크게 위축됐습니다.

[인터뷰] 심교언 교수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지방은 산업 구조조정이 겹쳐있고 금리인상, 트러프발 위험, 대선 위험 등이 상존해 있기 때문에 상승하기에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전반적으로 조정을 보이지 않겠는가."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것은 긍정적이겠지만 국내 건설사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높았던 건설사들은 당장 먹고 살 문제를 걱정하게 됐습니다.

정부의 대규모 공공택지 신규 지정도 중단되면서 주택사업 여건은 더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규정 연구위원 / NH투자증권
"새로 사업을 시작할 택지 조달부분에 있어서 LH 택지개발이 거의 중단되면서 새로운 양질의 택지를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전반적으로 주택공급을 줄여나가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

공공공사 역시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공공공사 수주는 지난 2014년부터 증가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데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SOC 예산도 계속 줄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입니다.

해외건설시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건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저가수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손실때문에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지만 이젠 새 먹거리를 찾아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내부동력도 과거와 달라졌습니다.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 위주로 해외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친 겁니다.

이어서 이애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2)단 하나의 리스크도 없앤다, 관리 노하우 이미 축적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해외건설시장을 다시 노크할 수 있는 자신감은 해외현장에서의 대규모 손실이 약이 됐기 때문입니다.

2010년대 전후 중동 플랜트 시장으로 모여든 글로벌 건설기업들은 치열한 저가수주 경쟁을 벌였고, 국내 건설사들도 이에 따른 부메랑으로 대규모 어닝쇼크를 기록했습니다.

실제 2013년 1분기 기준 GS건설은 5354억원, 삼성엔지니어링 2198억원, SK건설 2438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김찬우 팀장 / GS건설 플랜트기획팀
"한번에 많은 일이 발주되다 보니까 건자재 업체도 그렇고 공사업체도 그렇고, 인건비도 상승하고 발주처마다 요구하는 사항도 까다로워지고. 그래서 그런 것들이 저희가 예상하지 못한 부실로 이어졌던것 같습니다."

이같은 혹독한 실패를 발판으로 대형건설업계는 출혈경쟁도 불사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전략적 수주로 전환했고,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GS건설은 해외 플랜트 전수조사를 통해 부실을 감지하고, 2013년 4월 국내 건설사에서는 최초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착수했습니다.

해외사업 손실을 선반영해 리스크관리에 집중하고, 철저한 수익성 우선으로 양질의 수주만 고집하기로 했습니다.

2014년 쿠웨이트 도하링크 교량공사, 2016년 싱가포르 세계 최대 빌딩형 차량기지 공사인 T301프로젝트 수주가 그 예입니다.

[인터뷰] 김찬우 팀장 / GS건설 플랜트기획팀
"실질적으로 시스템적인 강화를 많이 했습니다. 해외 선진사들이 하고 있는 여러 좋은 부분들을 벤치마킹해서 가져왔고 공사수행력이나 서브콘트랙트 관리 능력, 특히 스케줄관리 능력 그런 부분에 중점을 뒀고, 계약관리 그런 부분 저희가 등한시했던, 약했던 부분을 강화를 했습니다. "

아울러 중동에 치중했던 해외사업을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등으로 다변화해 리스크를 대폭 줄였으며, 정유플랜트 뿐 아니라 토목과 건축 등 사업분야도 다양화했습니다.

특히 베트남에서 수주한 TBO도로 건설은 기존 단순도급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해외사업 형태로 주목받았습니다.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을 건설해 이에 대한 대가로 토지를 받아 이 토지를 다시 개발해 수익을 얻는 형식(Build-Transfer)으로 잠재적인 수익성의 이점이 있습니다.

이같은 해외 사업 전략 전환으로 GS건설은 2013년 영업이익 9354억원 순손실에서 2014년 516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2016년은 14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GS건설이 해외건설시장으로 크게 보폭을 넓히게 된 자신감이 기존의 실패를 거울삼아 구축한 철저한 리스크관리라고 말씀드렸는데요.

GS건설뿐만 아니라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대부분의 대형건설사들도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면서 안정적으로 해외건설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그럼 이어 문정우 기자와 김학준 기자가 대형 건설업계의 올해 해외건설시장 진출전략과 정부의 해외건설 지원정책을 알아보겠습니다.

(3) 건설업계, '고부가가치 해외건설 잡아라’ 경쟁
저가수주 현장의 손실로 해외건설시장에서 한동안 힘을 못 쓰던 국내 건설사들.

최근 몇년간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을 맞은 덕에 손실을 메워왔지만 주택시장 앞날이 불투명해지면서 건설사들은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마침 올해 손실사업장의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잠재돼있던 리스크도 모두 제거됐습니다.

이에 대형건설업계는 정체돼 있던 해외영업팀을 활성화시키고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현장에 인력을 급파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EPC(설계·시공·조달) 종합건설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롯데건설은 전문 EPC 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선 건설사들은 수주 텃밭인 중동과 동남아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세웠습니다.

포스코건설은 중남미, 호주, 유럽 등 다양한 국가로 진출을 고려하고 있고, 대우건설과 GS건설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저마다 강점을 살린 공종다각화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건설은 다른 건설사와 달리 철구조를 특화한 강건재사업과 바이오매스, 폐기물 에너지화 등의 신재생사업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은 항만공사와 같은 인프라사업, 삼성물산은 복합빌딩과 공항, 발전플랜트 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단순히 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부터, 시공, 금융조달, 운영까지 아우르는 종합 디벨로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프로젝트도 추진 중입니다.

여기에 국제유가 회복으로 중단됐던 중동 사업이 올해 재개되면서 해외수주 환경도 나아지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50억달러짜리 바레인 정유공장 확장사업에, GS건설과 대우건설은 56억달러 규모의 오만 두쿰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인터뷰] 손태홍 연구위원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업이 해외건설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역량 확보와 더불어 현지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음으로는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데 필요한 역량들을 하나씩 갖춰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예상되는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10조달러. 작년보다 3.8% 성장한 수준입니다.

커지는 세계건설시장에 발맞춰 국내 건설사들도 공격적인 수주전략을 가져간다는 계획입니다.

(4) 정부, 해외건설시장에 돈줄 푼다
지난달 SK건설이 이란으로부터 따낸 5,000MW규모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사업.

총 사업비만 34억유로, 우리 돈으로 4조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SK건설은 이 프로젝트 확보로 발전소 공사와 함께 지분 투자를 통해 향후 운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운영권도 함께 확보했습니다.

대림산업과 SK건설이 합작한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도 향후 완공후 16년간 운영할 수있는 운영권이 포함됐습니다.

총 규모 3조8,000억원의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참여한 이란 최대 가스전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

이 프로젝트는 공사를 주문한 발주처에 공사비를 빌려주고 향후 이자를 붙여 되돌려 받는 시공자 금융주선, 이른바 EPCF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이처럼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대형 해외 수주 사업들은 단순히 도급을 뛰어넘은 투자개발형 사업이 다수.

과거 자동차 회사가 차만 팔던 것에서 차량 구매시 할부서비스를 제공해 금융업으로 역할을 넓힌 것처럼 기존의 도급에 금융 조달을 확대한 겁니다.

기존 민간이 주도해 발굴한 사업을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시공사에 자금을 빌려주는 시공사 금융지원에 머물지 않고, 정부가 건설사와 함께 해외건설시장에 금융조달을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인터뷰] 박수진 연구위원/ 건설산업연구원
"인프라에 대한 해외수출은 민간이 정부 부분에 하는 사업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한계가 있는 이유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주로 대규모 국책사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와 민간 부문이 통합된 팀워크를 통해서 G2G비즈니스, 정부 대 정부 사업으로 통합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국내 해외수주 사업 중 도급형의 비중은 85%.

반면 일본의 도급형 비중은 31%에 불과하고,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도 투자개발형 수주의 비중이 많게는 75%에 이릅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최근 나온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로 시장개척단을 수시로 파견하고 정책금융도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운영 중인 정책 인프라 펀드는 글로벌인프라펀드(GIF)와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IF)로 약 24억달러.

국토부는 여기에 국토부와 산업은행이 출자한 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인프라벤처펀드(GIVF)도 올해 처음 도입합니다.

지금까지 대형건설업계와 정부가 위기의 국내 건설부동산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해외건설시장을 어떻게 공략할지 알아봤습니다.

해외건설 시장이 다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MTN) 김혜수, 이애리, 문정우, 김학준 기자


[협찬]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SK건설 현대산업개발 금호산업(이상 시공능력평가순위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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