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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쪽박찬 영화 속 보이스피싱…"공상아닌 현실입니다"

이민재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민재 기자] (이 글에는 영화 '비정규직특수요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있습니다.)

“영화는 잘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웅과 우주 탐험이 판치는 영화 시장에서 굉장히 현실적인 영화입니다.”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을 본 금융감독원 관계자의 말이다.

감독당국 인사가 난데 없이 영화 얘기를 하는 것은 이 영화의 소재가 금융 생활에서 만연한 보이스피싱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관객 수는 15만 명으로 손익분기점인 100만 명도 넘지 못하는 참패를 당했다.

보이스피싱 기업에 잠복 중인 국가 안보국 비정규직 요원(강예원)과 경찰(한채아) 간의 갈등과 화합이라는 내용과 완성도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극중에 나오는 보이스피싱이 아주 현실적이라는 점에서 대해서는 금감원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잠복요원임에도 보이스피싱 팀 MVP으로 거듭난 주인공은 보이스피싱을 당하는 피해자의 인적 사항 등을 미리 알아내 아주 정확하게 피해자를 낚는다.

"이번 물품 구입할 때 수의 계약하면서 비용이 부풀려졌다는 이야기가 돌던데" "재건축 관련해서 뇌물 수수 혐의가 포착돼서 그렇습니다"

피해자가 뜨끔한 만큼 돈을 빼앗기는 더욱 쉬워진다. 이 돈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바로 넘어간다.

여기에 ‘대면 보이스피싱’ 상황에서는 주인공들이 금융감독원 직원 행새를 하며 피해자의 현금을 직접 받는 장면도 나온다.

"할아버지 금융감독원 전화 받고 나오셨죠? 할아버지 통장 번호가 나쁜 놈들에게 노출이 됐어요. 그래서 할아버지 통장에 있는 돈을 안전하게 나라에서 보호해주겠다는 겁니다"

극중 보이스피싱 사례들에 대한 고증을 위해 금융감독원이 참여 한 결과다.

금감원은 20~30대 여성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기관 사칭형에서 대출 빙자형으로 바뀌는 추세지만 젊은 여성을 상대로 한 사칭형 보이스 피싱은 급증하고 있다.

28세 여교사 B씨는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됐다는 말에 3,000만원을 뽑아 여의나루역에서 금감원 쪽으로 이동하던 중 보이스피싱 사기범을 만나지 못하고 실제 금감원 본사로 가는 바람에 사기를 면하기도 했다.

보이스피싱 사기단은 고압적인 자세로 검찰, 금감원 직원 등을 사칭하는 데다, 피해자의 정보를 알고 있어 신뢰를 할 수 밖에 없다. 요즘 같이 스팸 전화 필터링이 잘되어 있는 시대에도 보이스피싱 번호는 해당 기관의 실제 번호일 가능성이 크다. 심지어 다시 그 번호로 전화를 하면 다시 그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에게 연락이 된다. 따로 금감원 등 기관의 번호를 눌러 전화를 하지 않는 이들의 그물망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

심지어 대포통장을 통해 보이스피싱을 하던 것에서 정상 거래 계좌를 이용하는 보이스피싱까지 생기는 등 점차 진화하고 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정상적인 상거래 행위를 하는 사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계좌 이용 금지를 해제할 수 있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순간 방심한 틈을 타 파고드는 보이스피싱. 영화 속 상황과 설정은 웃기지만 그 안의 보이스피싱 사례는 웃고 넘길 수 만은 없는 슬픈 현실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민재 기자 (leo485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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