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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bye코스닥②] 'PER 100배' 카카오, 코스피 가는 진짜 이유는?

이대호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대호 기자] "주요 주주와 투자자들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었다."

코스닥을 떠나 코스피로 가려는 이유에 대해 카카오 측은 이렇게 설명한다. 시장 안정성과 투자자금 유동성 등을 봤을 때 코스닥보다 코스피가 유리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적지 않게 고평가 돼 있는 카카오 주가를 감안하면 이같은 이전상장 사유가 합당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와이즈FN에 따르면 지난 8일 종가 대비 카카오 PER(주가수익비율)은 2016년 실적 기준으로 108배에 달한다. 2017년 실적 예상치를 기준으로 해도 59배, 향후 12개월 실적 예상치를 기준으로 삼아도 50배에 달한다.

코스피 평균 PER이 9.x배 가량이니 이미 카카오는 벤치마크 평균보다 훨씬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5위 네이버(NAVER, 27조원) PER이 작년말 기준으로 37배, 2017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 31배 가량이다. 현재 코스닥에 있는 카카오는 코스피에 상장된 네이버보다도 훨씬 후한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셈이다.

KB증권에 따르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라인 등 국내외 주요 플랫폼 기업의 평균 PER조차 39배 수준이다. 시장 대비, 동종 업종 1위 기업 대비, 글로벌 톱기업 대비 모두 고평가를 받고 있어 적어도 '코스닥 탓'을 할 입장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카카오 측은 '주요 주주들의 요구'를 이유로 코스피 이전을 변함 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지금의 고평가 논란에 대해 카카오 측은 "서비스 등에서 계속 변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 시점에 가서 재평가 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카카오 주가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와이즈FN을 통해 집계해보니 증권사 23곳 가운데 8곳 즉, 1/3이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증시 환경에서 '중립' 의견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통한다.

증권사 23곳의 목표주가 평균은 10만 5,900원이다. 지난 8일 종가 9만 5,000원 대비 상승 여력이 11.5%에 그친다. 투자의견도 5점 만점에 3.65점 수준이다. 네이버 투자의견이 평균 4.0점, 목표주가 평균(99만 6,200원) 대비 상승 여력이 17.9%인 것과 대조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로 이전해)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되면 패시브 펀드는 카카오를 그 비중만큼 채워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코스피에 간다고 주가가 꼭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패시브 펀드 자금이 들어오는 반면 밸류에이션 고평가를 우려한 매도세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피로 먼저 이사 간 기업들의 주가를 봐도 알 수 있다.

작년 7월 15일 코스피로 이전상장한 동서의 경우 작년말 기준 주가는 이전상장 직전보다 약 20% 떨어졌다. 올들어 동서 주가는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이전 전보다 8~9% 낮은 상황이다.

지난해 7월 11일 코스피로 옮긴 한국토지신탁도 작년말 주가는 이전 상장 직전보다 24% 떨어졌고, 현재 주가도 이전 직전에 비해 15%가량 못 미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겨간 기업 13곳의 주가는 썩 좋지 않았다.

13곳 중 이전상장 3개월 후 주가가 떨어진 기업이 9곳에 달했다. 이전상장 9개월 후에도 코스닥 시절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곳은 7곳이었다. 12개월이 지나도 코스닥에 있을 때보다 낮은 대접을 받은 기업은 5곳이었다. 이전한지 아직 12개월이 되지 않은 동서와 한국토지신탁(10개월)을 포함하면 7곳으로 늘어난다.

글로벌 경기와 시장 상황 등 여러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았겠지만, 결국 기업의 주가는 본질 가치로 수렴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카카오는 오는 6월 14일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들로부터 코스피 이전 안건을 승인 받을 계획이다. 안건은 이변 없이 승인될 전망이다.

이전상장을 건의하고 추진한 사람들이 모두 카카오 내외부에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측은 주요 주주들이 지속적으로 코스피 이전상장을 요구해왔다며, 이들의 요구에 응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한다.

카카오 주요 주주 중에는 막시모 PTE(8.28%), 스타 인베스트 홀딩스(8.22%) 등이 있다. 막시모는 중국 텐센트, 스타 인베스트는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 계열이다. 그리고 카카오 사외이사인 피아오 얀리는 텐센트 게임즈 부사장, 이규철 사외이사는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부대표다.

카카오는 최근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마쳤으며, 이르면 올 여름 안에 이전상장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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