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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文정부 공약 '금융그룹 통합감독’, 말 뿐인 정책 안되려면

머니투데이방송 이민재 기자2017/05/17 09:46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민재 기자]"산업자본의 금융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규제 강화 등 금산분리 원칙 준수. 금융계열사의 타 계열사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 도입"

문재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공약집 44페이지 맨 아래 쪽에 나온 내용이다. '경제 민주화 분야로 '재벌의 불법경영 승계, 황제 경영, 부당 특혜 근절시키겠습니다' 중 하나다.

인터넷은행 등이 민감해 할 은산 분리 부분도 중요하지만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이 눈에 띈다.

금융위원회는 동양 사태 이후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을 계속해서 살펴왔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전에도 금융당국은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당위성에 대한 이의는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공약”이라며 “업무 보고 이후에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속도다.

"민감한 부분이고 지금 닥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처음부터 본다는 심정으로 신중하게 봐야 합니다. 새로운 정부, 금융당국, 대기업 등 소통을 통해서 다시 살펴야 합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에 일가견이 있는 한 전문가의 말이다.

통합감독 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2013년부터 시작됐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연구원 등을 통해 제도를 준비해왔다. 모범 기준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를 받아들여야 할 대기업들이 현실화 부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금융 지주사는 명확하게 금융계열사의 지주 회사로 대표성을 띈다. 하지만 롯데, 한화, 동부, 삼성과 같은 그룹의 경우 금융 계열사 등 간에 지분이 엮여 있지 않아 누가 '대장' 역할을 할지 정하기 어렵다.

즉 통합감독 시스템을 시행해도 금융당국의 관리 없이는 자체적으로 시스템이 굴러가기 어렵단 것이다. 업계에서는 대장이 명확하지 않은데 회의에 오라 가라, 자료를 달라 말라 하기 어색하다고 설명한다.

"한국은행이 ‘동전 없는 사회’라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동전이 필요한 분야가 많아 말 뿐인 정책이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도 마찬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업계가 주저하는 데는 감시가 추가 제재로 이어질까 두렵단 이유도 있다. 한간에는 모 그룹이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 진행을 막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돈다.

“제재를 잘하려면 강력한 감독 기구를 만들면 됩니다. 하지만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은 자율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제재가 아닙니다”

규제는 교통 신호와 같다. 지켜달라는 규칙을 정하는 것이지 제재를 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현실화 과정에서 신중하지 않으면 규제가 과도한 제재로 변질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부작용이 발생하고 규제의 이점은 퇴색된다.

제2의 동양사태는 분명 막아야 한다. 다행히 동양 사태에서는 비금융 계열사의 문제가 금융사의 부실로 옮겨 붙었지만 이것이 사회 전반의 시스템 위험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갈수록 촘촘해지는 금융 생태계에서는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른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신중함만 잃지 않으면 된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민재 기자 (leo4852@mtn.co.kr)]




이민재기자

leo4852@mtn.co.kr

지지않는다는 말이 반드시 이긴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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