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현장+]삼성 신경영 24주년과 이재용 부회장 24차 공판

김주영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켐핀스키호텔에서 삼성 임원진들에게 '신경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사진: 삼성전자 제공)

오늘(7일)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지 24년 된 날입니다.


신경영 선언은 이 회장이 1993년 6월 계열사 사장단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불러 대대적인 혁신을 강조한 일을 가리킵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당시의 슬로건은 아직까지도 곳곳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막을 올린 혁신의 바람은 20년 넘게 불었고 이를 원동력으로 삼성은 애플에 필적할 만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터닝포인트(Turning point)'가 된 신경영 선언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매년 행사를 열었습니다.


2013년까지는 매년 신경영 기념식을 열었고, 2014년 이 회장의 와병 이후에는 사내방송이나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신경영 선언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조촐한 행사를 통해서나마 임직원들은 삼성의 자부심을 온몸으로 느끼고 다시 한 번 도약의 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올해 신경영 선언 기념일은 어떤 행사나 메시지 발표도 없이 쓸쓸하게 치러졌습니다. 1일 호암상 시상식이 그간의 관행을 깨고 오너 일가의 참석 없이 조용하게 진행된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24차 공판이 열리는 날입니다. 삼성은 신경영 선언 기념일을 챙기기 보다는 숨죽이며 재판을 주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삼성은 어느 때보다 변화의 심장이 뛰어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당장 스마트폰과 TV 사업에서 중국 업체들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습니다.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 중국 3강 업체들의 점유율은 삼성전자의 점유율 20.7%를 뛰어넘는 24%에 이릅니다. 또 LCD 시장은 6년 전만 해도 한국이 세계 점유율 50%를 차지했지만 곧 중국에 선두 자리를 넘겨줘야 할 처지에 내몰렸습니다.


제 2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중요한 시기에 삼성은 리더의 공백으로 손발이 묶였습니다. 당초 5월로 예상됐던 이 부회장의 1심 선고 기일은 구속 기한을 모두 채우고 난 뒤인 8월 말쯤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임원인사를 내고 부분적 투자계획을 제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장단 인사를 미루고 있고, 과감한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변화보다는 현상유지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게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는 괴테의 명언이 있습니다.


다시 한 번 혁신을 위해 삼성 호를 출항시켜야 하는 시점에 선장이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