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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경제 블랙홀' 회계부정, 어떻게 뿌리뽑을 것인가

신간 '회계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
이대호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대호 기자] "주식시장은 지뢰밭 같다."

가치투자로 수백억원대 자산을 일군 한 주식투자자의 말이다. 최근 그는 오랜 시간 투자해 온 한 중견기업이 부정한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조작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같은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시장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치밀하게 기업을 분석하는 전문투자자조차 기업 오너의 회계부정 앞에서는 손쓸 재간이 없다. 회계부정 앞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것은 개미투자자나 기관투자가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회계부정 사례를 겪어왔다. 미국의 엔론, 월드컴 사태까지 갈 것도 없다. IMF 외환위기를 불러온 대우그룹, 기아그룹, 한보그룹 사태.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을 때 터졌던 SK글로벌 분식회계. 그리고 2010년대 동양그룹, STX그룹,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회계부정. 그리고 대기업그룹은 아니었지만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던져준 모뉴엘, 포휴먼, 디지텍시스템스 사태 등도 줄줄이 터졌다.

그 파장은 단순히 해당 회사 투자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끊이지 않는 회계부정은 시장에 대한 신뢰, 국가경제에 대한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무리 넓고 비옥한 농지라도 그곳에서 종종 지뢰가 터진다면 거기에 씨앗을 뿌리고 수확까지 할 농부가 몇이나 될까?

회계부정은 왜 반복되고 있는가? 어떻게 해야 회계부정을 뿌리뽑을 수 있을까?

회계부정의 역사부터 원인 진단, 회계부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막아낼 대안까지 종합적으로 역설한 책이 나왔다. 20년 넘게 회계 관련 업무에 종사하며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을 담은 책 '회계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흐름출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조권 금융감독원 회계심사국 수석검사역이다. 지난 1996년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기업회계는 물론, 구조조정, 인수합병 업무 등을 맡았다. IMF 외환위기 시절에는 기업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작업에도 참여했고, 2001년부터는 금융감독원에서 회계감독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뒷수습에도 그가 투입됐다.

저자는 수없이 많은 회계부정과 그로 인해 피눈물 흘리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목도했다. 그리고 빈발하는 회계부정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수밖에 없는 현실에 고민했다고 한다. 책을 보면 저자의 깊은 고민과 그만큼 깊은 분석이 묻어난다.

이 책은 '회계 관련 책은 어렵다'는 편견을 깼다. 주식투자자는 물론 대학생, 직장인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딱딱해질 수 있는 내용을 쉽게 풀어내려는 저자의 노력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경제 관련 명언들로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하고, 많은 논문들과 언론 기사들을 알기 쉽게 축약해서 풀어놓았다. 저자가 참고한 논문과 언론기사 리스트만 19페이지에 달한다.

지적에만 머물지 않았다. 저자는 회계부정을 막기 위한 대안을 충실히 제언한다. 회계법인 업계의 자정 노력부터 금융당국의 제도적 보완 방안, 법원의 바람직한 역할까지 고언했다.

저자는 "회계투명성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도록 하고, 신뢰성 있는 회계정보는 경제정책의 실효성을 높인다."고 역설한다. 회계부정을 막는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시작이자 완성이라는 지적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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