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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시험제도부터 바꾸는 공인회계사…회계투명성 개선 기대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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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수현 기자]
[앵커멘트]
금융당국과 업계가 공인회계사 시험부터 바꾸겠다고 나선 가운데 국내 회계투명성이 개선될 것인지에 대한 기대도 높습니다. 증권부 이수현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회계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 공감할텐데, 계속되는 대책에도 분식회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 질문2. 해외의 사례는 어떤가요? 해외에선 공인회계사 교육이나 시험제도가 많이 다른 부분이 있나요?

▶▶▶ 질문3. 현재 국내 회계 교육과 시험의 문제점들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개선이 될 수 있을까요?

▶▶▶ 질문4. 회계사가 된 후에도 교육을 받지 않습니까? 앞으로의 회계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바뀌게 될까요



[기사내용]
▶▶▶ 질문1. 회계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 공감할텐데, 계속되는 대책에도 분식회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네 회계부정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부는 대책을 내놓고 관련자들은 처벌을 받는데요. 그럼에도 회계부정 사건은 끊임없이 나타나고 우리나라 회계 투명성은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죠.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IMD에서 발표한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 지수 순위를 보면 지난 2012년 41위에서 작년 61위까지 떨어졌습니다. 61개국 가운데 꼴찌입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수주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분식회계를 하려는 기업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회계법인이 등장하고, 회계사들은 과묵한 전문가, 비겁한 전문가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거죠.

이번 공인회계사 시험제도 개편은 이런 문제를 근원적으로 접근해서 전문가로서의 기술 만이 아니라 전문가다운 의식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자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회계업계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깊은 자기반성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고요.

▶▶▶ 질문2. 해외의 사례는 어떤가요? 해외에선 공인회계사 교육이나 시험제도가 많이 다른 부분이 있나요?

영국은 공인회계사에게 귀족의 직위를 부여하면서 존경할 수 있는 전문가여야 한다는 인식이 있고, 공인회계사를 자격시험으로 간주하는 미국도 윤리시험이 별도로 필수 과목입니다.

국제회계교육위원회(IAESB)에선 초기교육부터 전체적인 시스템으로 접근해서 광범위하고 중장기적인 교육을 장려합니다.

교육에는 기술적인 능력과 전문가의 기술, 전문가의 가치 이렇게 셋으로 나눠지는데요. 국내 교육은 기술적인 능력에만 치우쳐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전문가의 기술 영역에는 스스로의 학습능력과 팀과의 교감, 리더십 등이 포함되고요. 전문가의 가치 영역에는 윤리나 전문가적 의구심, 정신적 자세. 이런 것들이 포함되는데 국내 교육과정에는 이런 부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거죠.

IFRS만 보더라도 회계사가 스스로 판단해야 할 영역이 많은데, 국내에선 기준만 바뀌고 이런 판단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는 소홀했기 때문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고요. 기술만 배우고 문화를 들여오지 못했다는 겁니다.

과거 분식회계 사건들도 돌이켜보면 경영진의 비윤리적인 결정이 있었고, 거기에 동조해야 했던 젊은 회계사들이 있습니다. 국제기준에는 회계법인의 임원이라면 직원을 아껴야 하고, 임원의 존재 이유는 공익을 위해서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분식회계의 배경에는 이런 기본적인 강령을 무시하고, 직원을 소모품으로, 임원자리를 돈버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환경이 있었다고 볼 수 있겠죠.

▶▶▶ 질문3. 현재 국내 회계 교육과 시험의 문제점들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개선이 될 수 있을까요?

회계사 시험을 마지막으로 개편한 건 10년 전인데, 3차 면접을 없애고 더 많은 공인회계사를 양성하도록 문턱을 낮췄습니다. 더 많은 회계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내려진 정책이었죠.

결과적으로 현재 1차와 2차 시험만 합격하면 공인회계사가 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개업하기 위해서 실무수습도 거쳐야 하지만, 일단은 열심히 암기하고 문제를 푸는 시험만 통과하면 공인회계사 타이틀을 갖게 되는거죠.

그리고 성적이 우수하면 빅펌에 들어가서 일하게 되는데요. 미공개 정보 이용이나 분식회계처럼 큰 사건이 터져서 제재심의위원회나 감리위원회에 불려가도 젊은 회계사들은 이게 얼마나 심각하고 잘못된 일인지를 모르고 있어서, 당국자들이 오히려 더 놀란다고 합니다.

이윤추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죄가 아니라는 식이죠. 또 하나는 상사의 비윤리적인 요구가 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전혀 모른다는거고요. 앞서 리포트에서 언급됐지만, 국내 사회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죠.

시험 자체가 기술적인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회계기준을 외우는 식으로 치뤄지다보니 정작 정말 중요한 가치에 대해서는 깜깜이인 회계사들이 배출될 수 있다는 겁니다.

▶▶▶ 질문4. 회계사가 된 후에도 교육을 받지 않습니까? 앞으로의 회계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바뀌게 될까요

공인회계사는 법적으로 연간 40시간씩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강의가 있고요. 40시간 안에 윤리는 2시간 정도 포함돼 있는데 여기서 8시간으로 늘어난 상탭니다.

일단 공인회계사회는 자체적으로 실무수습 과정에서 윤리를 따로 시험보도록 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올해 추진해서 내년 시행할 예정입니다.

시험제도에서 윤리비중이 보강되어야 한다는 점은 당국과 업계, 학계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대우조선 사태 이후 당국도 윤리 시험 비중을 조금 늘리도록 개선하긴 했지만, 학생들 입장에선 그래도 비중이 적으니까 다른 과목에서 더 점수를 챙기고 아예 포기한다는거죠. 이번 시험제도 개편에는 윤리의식에 대해 필수적으로 학생들이 배우도록 비중을 대폭 늘릴 것으로 전망되고요.

다만 TF에 다양한 전문가들이 포함된 만큼 방법론이나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지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선 로스쿨처럼 전문교육과정을 도입하고, 도제 시스템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반면 공인된 전문가를 배출하는 통과의례라는 점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입장도 있고요. 바뀌는 내용은 혼선을 줄이기 위해 3년에서 7년 정도 유예기간을 두고 도입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험제도 개편을 통해 결국 다시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게 되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공인회계사는 어떤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부분을 다시 들여다본 것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인회계사가 전문지식을 갖추고 공익을 도모하는, 자본시장의 파수꾼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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