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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울나우병원 김준배 원장 “검사 상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김지향 기자



“X ray를 찍어 보았더니 아무 이상이 없네요”, “정상이라고요? 나는 이렇게 아픈데?”

무릎이나 허리, 어깨가 아파서 정형외과 진료를 찾는 분들은 아마 이러한 대화가 익숙할 것이다. ‘나는 몇 개월 동안 무릎이 아파서 참고 참다가 걱정이 되어 회사에 월차까지 내고 왔는데, 정말 아프고 생활하기가 불편한데 이상이 없다니 그럼 내가 엄살을 피우고 있다는 이야기인가? 내가 이상한 건가? 도대체 난 왜 아픈 것이지? 이 의사가 잘 못 보는 것은 아닐까? 다른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해 보아야 하나?’ 환자의 머릿속에는 이러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하지만, 의사의 설명을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자. 그는 “X ray에는 이상이 없네요”라고 했다. 즉 무릎에 이상이 없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찍은 X ray 검사 결과에만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의사와 환자 사이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지식의 차이, 이해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또 상세한 설명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숙제일 것이다.

무릎과 허리, 어깨, 손 발 등에는 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연골, 주변의 인대, 근육과 힘줄, 신경과 혈관 등 여러 구조물들이 있다. 이러한 구조물은 각각이 중요한 기능을 하는데 때에 따라 통증 및 질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정형외과를 처음 방문하면 그 중 가장 기본적인 뼈와 연골의 문제를 확인하고자, 가격이 저렴하고 간편하게 받기 쉬운 X ray 검사를 먼저 확인한다. 큰 문제를 먼저 제외시키고 나서 그 다음 다른 문제가 없는지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진료’이다. 안 그래도 성격 급한 한국 사람들은 이러한 이해도 부족하다 보니 억울해 하면서 바로 질문한다.

“난 정말 아픈데 이상이 없다고요?” 다시 이야기 하지만, X ray에서 보일 정도로 큰 이상은 일단 없는 것이니 억울해 하지 말고 이제 하나씩 다른 이유를 찾아가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무릎 관절의 활액막에 염증이 생겨서 아픈 경우, 무릎 뼈 사이에 있는 연골이나 연골판이 손상되어 아픈 경우, 갑자기 무리하게 활동을 해서 힘줄에 가벼운 염증이 생긴 경우, x ray에서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골절이 생겨서 아픈 경우 등 x ray뿐만 아니라 정밀검사라고 하는 MRI에서도 이상이 없게 나오지만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너무나도 다양하다. 그리고 그에 따라 치료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최근 의료기술, 특히 영상 기술의 발달로 여러 검사 장비들이 발전되고 쓰여지고 있다. 초음파, CT, MRI, 핵의학 검사 등이 그것이다. 매스컴이나 주변 지인들의 카더라 통신을 통해 정보홍수에 빠져 살고 있는 요즘, 적지 않은 환자들은 영상 검사가 전부인 듯 여긴다. 그러다 보니 “어디가 아프세요?”라고 물으면 본인의 증상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찍어온 MRI가 있으니 그것을 보고 진단하고 치료해달라”는 식으로 대답하는 분들도 종종 있다. 의사와 환자간의 진료 절차가 사라지고, 영상 검사가 모든 것이 되어버린 듯하다.

앞서 말한 대로 무릎에서만도 아픈 이유가 수십 가지가 될 정도로 아주 다양하다. 의사는 환자의 병력, 즉 어떻게 다친 것인지, 어떤 활동 후에 증상이 생긴 것인지, 평소 습관이나 자세가 어떠한지, 이런 모든 것을 다 종합하고, 보고(시진), 만져보고(촉진), 들어보고(청진) 기타 여러 진단적인 검사들을 통해 통증의 원인 중 하나를 찾아 진단하게 되고 그에 맞게 치료를 시작한다.

아무리 인공지능의 시대, 왓슨이 진단을 내리는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x ray나 MRI등의 사진으로만 진단을 정확히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라건대 환자분들은 본인의 증상을 표현하는 것을 아끼지 말고, 느끼는 증상, 아프게 된 경위 등을 상세히 이야기해주시면 정확한 진단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촌 서울나우병원에서는 이러한 배경에서 올 한해 병원의 모토를 “설명 잘하는 병원”으로 정했다. 그리고 각 부서별로 어떻게 설명을 잘 할지, 전 직원이 같이 연구하고 토론하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료진들은 매번 반복되는 설명을 대신해줄 “설명 잘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나오는 그 날을 꿈꾸고 있을지 모른다. 그 날이 오기 전까지 의사와 환자가 서로에 대한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원활한 대화, 정확한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MTN 온라인 뉴스팀=김지향 기자(issu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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