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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정부 입김따라 '오르락 내리락'하는 車보험료

최보윤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보윤 기자]


보험회사들이 최근 줄줄이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나섰습니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됐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속사정은 다릅니다.

손해보험사들은 사실 여름 휴가를 떠나는 장거리 운전자들과 장마 등 날씨에 대한 걱정이 큰 상황입니다.

자동차 사고가 급증하면서 보험의 손해율이 치솟을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보험료를 조정하더라도 여름이 지나고 난 뒤 고민하겠다는 것이 공공연한 보험사들의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보험사들이 차 보험료 인하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한화손해보험이 다음 달 부터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 안팎 내릴 계획입니다.

앞서 악사손해보험과 더케이손보, 메리츠화재 등 시장점유율이 낮은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하 소식은 있었지만 대형사들은 당장 내리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제 대형사 중 남은 건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두 회사도 다음 주 중 보험료 인하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화재는 지난 연말 한 차례 보험료를 내린 바 있어 불과 7개월 만에 또 다시 보험료를 내리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보험사들이 입장을 바꿔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속도를 내는 것은 '새 정부' 출범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손해율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7~8월 손해율이 어찌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보험료가 이례적으로 내려가고 있다"며 "새 정부 코드 맞추기"라고 입을 모읍니다.

서민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2천만명이 넘는 국민이 가입한 자동차보험료와 실손의료보험료 인하에 강한 압박을 주고 있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늦어지던 금융위원장의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보험사들의 결단도 빨라졌다는 분석입니다.

'보험료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최종구 신임 금융위원장의 기본 생각이지만, 보험사들은 '매 맞기 전 납작 엎드려 잘보이자'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손보험과 달리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크게 개선된 점도 보험료 인하 압박을 버틸 수 없게 만든 요인입니다.

삼성화재의 올 5월 누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5.9%로 1년 전보다 4.1%p 떨어졌습니다. 현대해상은 같은기간 차보험 손해율이 77.7%로 3.9%p 낮아졌고, 동부화재도 77.5%로 5.6%p 개선됐습니다.

만성 적자를 내며 골칫덩어리였던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실적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정부와 여론의 압박을 방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온전한 시장 판단이 아닌 정부 입김과 여론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하는 보험료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보험료를 내린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우려하던 초대형 태풍이나 홍수 등의 피해가 커진다면 다시 자동차보험이 적자의 수렁으로 빠질 수 밖에 없고, 이런 악순환은 결국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아닌 일반 가입자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킬 수 있어섭니다.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의 손해를 메우기 위해 다시 보험료를 올려야하는데 한 번 내린 보험료를 다시 올리기까지는 여간 눈치보이는 일이 아닐 겁니다. 그러다보면 결국 차 보험이 아닌 다른 보험상품의 보험료 인상으로 자동차보험의 손해를 보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아직까지 보험료 인하 폭이 1%안팎으로 적은 편이어서 후폭풍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자동차보험료에 개입할 것인지, 입장부터 명확히하고 기준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보험업계 역시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을 운영함에 있어 자체적으로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공익적인 노력도 지속해야 눈총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을 겁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최보윤 기자 (boyun7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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