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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셀트리온, 코스피 가면 공매도 줄어들까?

소액주주들의 이전상장 요구 명분과 실제 이전 가능성은?
이대호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대호 기자]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시작했다. 한 증권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 개최와 코스피 이전상장 안건 상정을 위한 동의서 접수가 진행 중이다. 해당 글은 사흘만에 추천수 3,000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은 지난 7일 저녁 셀트리온 측에 이전상장을 희망하는 주주 7,000여명의 명단을 1차로 전달했다.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216조원) 가운데 6% 넘게 차지하는 셀트리온(시총 13조원대)이 코스피로 떠난다면 코스닥은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셀트리온 시총은 앞서 코스피로 떠난 카카오의 두배에 가깝다. 그만큼 충격도 배가 될 것이라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 코스피 간다고 공매도 줄어들까?

소액주주들이 이전상장을 주장하며 내건 첫번째 명분은 '공매도 악연 끊기'다. 과연 이는 타당한 명분일까?

우선, 전문가들은 셀트리온이 '코스닥에 있기 때문에' 공매도 공격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단기간 주가 밸류에이션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며 공매도가 증가하는 것이지 그것이 코스피냐 코스닥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코스피로 가면 공매도가 더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늘어날수록 공매도 약점이 보완될 것으로 보는 것 같은데, 오히려 코스피로 가면 주식을 빌려주고, 빌려갈 기관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공매도 트라우마...결과적으로는 장기투자의 승리

셀트리온은 유독 공매도와 악연이 깊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던 시절부터 회계처리 논란이 일었을 때 등 셀트리온 공매도 이슈가 불거진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오죽하면 서정진 회장이 지난 2012년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고, 이에 지처 2013년에는 '회사 매각'까지 입에 올리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장기투자자가 공매도 세력을 이긴 형국이다. 지난 2008년 1만원 안팎이던 셀트리온 주가는 현재 11만원 안팎까지 올랐다. 우회상장 이후 9년새 11배 오른 것.

단기적으로 봐도 꼭 공매도 세력이 돈을 벌어간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셀트리온 주가는 10만원에서 9만원대로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역시 공매도가 득세했다. 지난 3월 22일 공매도 비중은 39.74%에 달했다. 종가가 8만 9,500원에 달한 시기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공매도가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는 셀트리온 주가의 바닥이었다. 이후 한달 정도 기간조정을 거쳤을 뿐, 3개월 뒤 셀트리온 주가는 11만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공매도만 가지고 코스피 이전상장을 요구하는 것은 명분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코스피에서도 공매도는 활발(?)하다. 7일 기준 넷마블게임즈와 두산중공업의 공매도 비중은 각각 35.78%, 34.04%에 달한다. 롯데제과와 부광약품의 공매도 비중도 29%대다.


▲ 셀트리온, 코스닥에 있어 저평가 받았나?

이전상장을 요구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셀트리온 밸류에이션은 어떨까?

와이즈FN에 따르면 현재 주가 기준 셀트리온의 PER은 2016년 실적 기준으로 73.8배에 달한다. 이는 동종업종 평균 PER 51.68배보다 높은 것이다. 업종대비 저평가는 아니라는 의미다. 물론, 회사별 성장성에 차이가 있으니 상대비교의 의미가 떨어질 수 있다.

셀트리온 자체 실적 추정만 놓고 보면 2017년 예상 실적 기준 PER은 38배 수준이다. 선행 PER이 낮아진다는 것은 실적 추정치 상향폭보다 주가가 덜 올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해 셀트리온 주당순이익 EPS 예상치는 2,850원으로 작년말 기준(1,456원)보다 약 96% 높아졌다. 그러나 올해 셀트리온 주가 상승률은 1~2%에 그쳤다. 지난해 33% 넘게 급등한 영향도 담겼겠지만, 주주들 입장에서는 '저평가'를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기관·외국인 투자비중이 낮은 회사여서 코스피 이전상장을 한다면 인덱스펀드 자금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며, "펀더멘털이 좋은 상황에서 수급 반영이 잘 안됐는데, (이전시)수급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급 요인이 본질가치 이상으로 반영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인덱스 편입 효과가 있겠지만, 코스닥에 있다고 못 오를 주식도 아니고 코스피로 간다고 더 오를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 임시주총 열면 이전상장 결정될까?

일단 셀트리온 측은 소액주주들의 요구가 상법 등 관련 규정을 충족하는지 검토하기로 했다.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면 과연 이전상장 안건이 가결될까?

셀트리온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22.54%에 불과한 반면, 소액주주 지분율은 66.02%에 달한다.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뭉치느냐가 1차 관건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주주총회에서 이전상장 안건을 다룰 때 특별결의로 처리해야 한다는 상법 규정은 없다. 즉, 보통결의 사항으로 발행주식 총수의 1/4 이상, 출석 주주의 과반수 찬성만 있으면 통과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분율 5%를 넘는 외국인투자자는 싱가폴 테마섹(Ion Investments B.V, 14.3%)뿐인데, 외국인이든 국내 기관투자자든 굳이 이전상장을 반대할 이유는 별로 없다는 분석이다. 기관투자자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혹은 '떡 본 김에 제사 지내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앞서 카카오의 코스피 이전상장은 기관투자자들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이기도 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코스닥에 같이 있기엔 시장이 너무 좁다"며, "대형펀드들은 코스닥주 투자 제한이 많아 이전상장을 반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서정진 회장, 코스닥 자부심 높다는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셀트리온마저 코스피로 떠나게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러면서 "코스닥 대장주로서 서정진 회장의 자부심이 매우 크다"며 서 회장의 의리를 믿어보자는 분위기다.

거래소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코스닥에 상장한 것도 서정진 회장이 코스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 때문"이라며, "이전상장은 생각지도 않았던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주관을 맡았던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도 "셀트리온 이전상장은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며, "아직은 소액주주들의 요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 8일 오후 1시 현재 소액주주들의 임시주총 동의서는 9,200명을 넘어섰다. 소액주주들은 이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기 위한 지분율 3%를 넘기기 위해 위임장 접수에 들어갔다.

실제 이전상장을 위한 임시주총이 열릴지, 서정진 회장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소액주주들이 과반 찬성표를 모을 수 있을지, 코스닥 대장주가 시총 13조원대 셀트리온에서 6조원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바뀔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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