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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리포트 - KAI] 국내 최대 방산업체의 예고된 추락

[MTN 경제시사토크 '사이다'] 기업 리포트
한규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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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하던 한국 최대 방위산업체 카이가 지난 달 검찰의 수사를 받으며 날개 없는 추락이 시작됐다.

각종 비리 혐의와 제품 결함 문제가 터지며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은 제동이 걸릴 위기에 처하게 됐는데!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며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카이.
과연 지금의 위기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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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정부가 추진한 대규모 사업교환에 의해 세워진 한국항공우주산업.
당시 대기업들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투자 회수 기간도 길다는 산업적 특성 때문에 항공 산업을 외면했는데.

정부는 이를 위한 대책으로 삼성, 현대, 대우의 항공 산업 부문을 통합해 카이를 설립했다.

그리고 정부의 막대한 투자 지원과 연구 개발에 힘을 쏟은 결과,

카이는 기본훈련기 KT-1,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 등을 개발하며 국내 최대 방위산업체로 거듭났다.

세계적 수준의 독자제품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의 항공 산업을 이끌어 왔다 자부했던 카이.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방산비리 수사 대상 1호에 오르며 카이는 일순간 끝 모를 추락의 길로 빠지게 됐는데.

수백억원대 원가 부풀리기, 일감몰아주기 등의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왔고, 감사원은 수리온의 전방유리 문제점, 프로펠러 충돌 가능성, 동절기 결빙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총체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주가는 수사의 여파를 타고 4만 원대 후반까지 곤두박질쳤고, 급기야 하성용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의 사태보다 이로 인해 일어날 후폭풍이 훨씬 더 거세다는 점이다.

만약 이번 검찰수사를 통해 카이가 방산비리기업으로 낙인찍힌다면 앞으로 각종 사업들에 제동이 걸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

특히 올해 연말 기대했던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의 미국 수출에 가장 시급한 빨간불이 켜졌다.

카이의 역작으로 불리는 T-50은 가격이나 안정성면에서 모두 호평을 받는 제품인데다, 글로벌 넘버원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에 수주 가능성은 더욱 높았다.

만약 수주에 성공한다면, 단군 이래 최대 규모가 될 수출 건이었다.

하지만 카이는 비리기업으로 오명이 씌워질 위기에 처하며 앞으로 사업을 수주하는데 치명상을 입게 됐다.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만큼 추락이 더욱 안타깝기만한 카이.

하성용 전 사장의 전횡부터 제품의 결함까지 카이의 추락을 막을 수는 없었을까?

업계는 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지금의 사태는 또다시 반복될 것이라 예측한다.

카이의 지분구조는 수출입은행이 26% 국민연금이 8%를 보유하는 등 공기업의 성격이 강하다.

원칙대로라면 최대주주인 정책금융기관이 사업 감시를 해야 하지만, 정책금융기관의 특성상 제조기업의 경영을 일일이 간섭하기란
사실상 힘든 현실이다

때문에 카이는 주인 없는 회사로 운영되어 왔고, 내외부 감시에서 자유로운 경영진이 쉽게 비리를 일삼을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뜻에 따라 대표이사가 선임되는 점 역시 감시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대주주와 검찰은 제대로 된 견제와 수사를 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점은 결국 카이를 비리의 늪에 빠지게 했고, 명품무기가 하루아침에 부실 덩어리로 추락하는 씁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대한민국 하늘의 역사를 쓰기도 전, 방산비리의 오명부터 쓰게 된 카이.

우리도 선진국처럼 첨단 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을 언제쯤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모두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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