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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사드 직격탄…대안 고심하는 'K-뷰티'

해외 진출국 다각화하고 중국 직진출로 '승부수'
안지혜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안지혜 기자] 사드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올 2분기 국내 주요 K-뷰티 업체의 영업 성적표가 낙제점을 받았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으로 면세점과 로드숍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매출 타격이 현실화 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은 1,0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감소했다. 에이블씨엔씨와 토니모리, 클리오 등 로드숍 화장품 역시 각각 60%, 88%, 61% 감소했다.

잇츠한불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232억에서 올 2분기 마이너스 15억원으로 돌아서며 적자전환 했고, 리더스코스메틱 역시 지난해 83억에서 올 2분기 마이너스 13억원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이들 두 업체는 매출의 많은 비중을 '기업형 따이공(도매수출)'에 의존하는데, 중국이 지난 3월부터 이를 밀수입으로 규정하고 막아서면서 타격이 배가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반면 LG생활건강과 제이준코스메틱은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와 중국 내 직진출을 통해 악조건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LG생활건강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7.3%한 증가한 4,924억원으로 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맞수' 아모레에 비해 화장품 매출 비중이 적고 사업 부문도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 등 3개 부문으로 나뉜 포트폴리오가 타격을 상쇄한 비결로 꼽힌다.

마스크팩을 주력으로 하는 제이준 역시 공격적인 중국 오프라인 시장 진출 전략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 마이너스 11억에서 올해 1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따이공 등 비공식 루트 보다는 중국 시장에 직진출 전략으로 중국 통관 애로 등 장애물을 줄였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까지 왓슨스와 올리브영 등 중국 내 헬스앤뷰티(H&B)스토어와 마트, 화장품 전문 숍 등 5,400여개 오프라인 점포에 입점을 완료했다"면서 "올해 내로 1만 여개 매장에 입점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안 찾아라…신시장·신사업 혹은 중국 '정면돌파'

화장품 기업들은 수출국·신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중국 직진출 등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는 오는 9월 프랑스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내고 미국 뉴욕에 이니스프리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인다. 또 올 하반기 중으로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열고 향후 중동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토니모리는 미국·유럽 등으로 해외 진출을 확장하는 한편 더마 브랜드 론칭 등 신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이곳은 최근 태극제약을 인수, 올 하반기 약국과 홈쇼핑 등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더마화장품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또 지난 5월 '메가코스'를 통해 OEM/ODM 사업에 진출, 이달까지 시험생산을 거쳐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인증 취득 후 외부 고객사들을 상대로 ODM 사업을 본격화한다.

회사 측은 "자회사 손실분이 반영돼 2분기 영업익이 크게 줄었지만 토니모리만 놓고 보면 생각했던 것 보다 나쁜 실적은 아니었다"면서 "하반기에는 중국 사업 구조조정과 자회사인 메가코스의 CGMP 인증 획득, 더마 브랜드 론칭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잇츠한불은 홍콩과 중국 등지에서 직수출 비중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식 통관을 위해 지난 2015년 신청한 위생허가가 2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정식 통관을 거치지 않는 '따이공' 수출까지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김홍창 잇츠한불 대표는 "직수출로 유통채널을 전환한 홍콩을 포석으로 삼아 향후 중국까지 직수출 비중을 늘려 나가고 태국 등 현지 팬사인회 등의 대규모 프로모션을 통해 아시안 시장의 매출을 늘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홍콩 내 대표 화장품 편집숍인 '사사(SASA)' 116개 매장에서 잇츠스킨 주요 제품이 판매가 개시되면서, 지난 1분기 잇츠한불의 국가별 직수출 비중은 홍콩(19.8%), 일본(19.7%), 태국(11.7%), 중국(11.1%), 러시아(8.5%), 미국(6.9%) 등 순서를 기록했다.


◇사드 정국 장기화 전망…시장 재편 가능성도?

이처럼 기업들이 '탈중국' 혹은 '중국 시장 정면돌파'에 나서는 것은 사드 정국이 더욱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최근 북한의 도발 등 잇따른 악재로 대외 상황은 새정부 출범 당시 업계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내수 띄우기 정책 역시 K-뷰티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이유 중 하나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사드 관련 중국과의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관세 인하와 로컬 면세점 육성 등 해외 소비보다는 자국 내 소비를 촉진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면서 "중국 인바운드 소비 타격으로 주요 화장품 기업들의 내수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로 포화된 뷰티 시장이 재편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드 국면이 장기화하면 단기간 매출 순위 변동을 넘어 아예 손들고 나오는 기업까지 생길 수 있다"면서 "특히 마스크팩이나 파운데이션 팩트 등 단일 제품이 인기를 끌며 성장한 기업들 중에는 하나둘 인수 매물로 나온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안지혜 기자 (whys@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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