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아이 캔 스피크'가 이렇게 슬픈 말이었다니…

"그 분들은 (어떻게) 지옥같은 상황을 머리에 얹고 사셨을까"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주변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가 베일을 벗었다.

6일 김현석 감독, 배우 이제훈·나문희가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입구역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영화에 임한 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소재를 다루며 어려웠던 점 ▲실제 피해 할머니들의 가슴아픈 삶 ▲영화에 임한 선배 배우에 대한 존경심 등을 언급했다.

김현석 감독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와의 차별점을 언급하며 '위안부' 피해 관련 사실을 접할수록 아팠다고 고백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정공법'을 사용해 영화를 이끌어간 '귀향'과 우리는 다르다"면서도 "우리 모두가 '위안부' 관련 사실을 (대략) 알긴 알지만 이 역사는 독도 등과는 좀 다른 것 같다. 알면 알수록 아프다"고 덧붙였다.

배우 나문희 (사진=강민혜 기자)

배우 나문희 씨도 "영화 대본을 읽다보니 '위안부' 얘기가 있더라"라며 "그 분들은 (어떻게) 지옥같은 상황을 머리에 얹혀놓고 사셨을까. 그래서 고사지낼때 배우로서 영화로 한 몫 하겠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배우 이제훈 씨는 "실제로 가슴아픈 일을 겪으신 분들께 이영화가 위로가 조금이나마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생각이 옹골찬' 필모그래피 만든 이제훈…시종일관 '메시지' 강조

배우 이제훈 (사진=강민혜 기자)

배우 이제훈은 전작 영화 '박열'과 드라마 '시그널' 등 사회적 울림이 있는 메시지에 출연했던 것에 관해 자신의 작품관을 설명했다.

이 씨는 "주인공의 성별을 가려 작품을 선택하진 않는다"며 "개인적인 뭔가를 보여주기보다도 관객에게 전달할 메시지가 있다는 데 중점을 둔다"는 소신을 말했다.

배우 나문희 (사진=강민혜 기자)

배우 나문희와 이제훈은 간담회 내내 서로에게 덕담을 주고받으며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또, 이 씨는 선배 나 씨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이 씨는 "나문희 선생님께서 이 영화에 출연해 감사하다"고 말한 후 "선생님과 함께 할 때는 연기적 계획이 필요하지 않았다. 제가 뭘 할 필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 '美 의회 청문회' 배경으로 펼쳐진 이야기

(사진=강민혜 기자)

배우 나문희의 심경 표현이 압권인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사실을 둘러싼 인물들의 심리변화가 눈에 띄는 작품이다.

영화는 지난 2007년 2월 15일 미국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있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김군자 할머니의 증언 사실에서 도출됐다. 이후 같은해 6월 26일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채택됐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아직도 일본의 정식 사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작품이 코메디로 정체를 숨긴 만큼, 영화 속 곳곳에 숨은 현실 사회 비판 대사도 관객의 웃음을 자아낸다. 좀처럼 보기 힘든, 기자간담회에서의 박수는 괜히 나왔을 리가 없을 테다.

배우 이제훈이 자신을 매개로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전한 이 영화는 오는 9월 말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