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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분리 불안 앓는 금감원…최흥식 임명에 뒤숭숭

이민재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민재 기자] "잘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인사 방향이 바뀐 것 같아 당황스럽습니다."

금융위가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 제청하자 금감원 내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하마평만 무성하다 결론이 났지만 썩 달가워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금감원의 조직 개편이 가속화될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다.

최 내정자는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 출범 이후 조직 정립 실무를 맡았고 이후 금융연구원 부원장 때는 '금융감독제도 개선방안'이라는 서울대 경제 연구소 용역보고서를 공동으로 집필했다.

문재인 정부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과제 안에는 금감원에서 소비자원을 따로 떼어내는 안이 담겨있다. 변화가 당장 일어나진 않겠지만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이르면 내년에 본격적으로 금감원의 분리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최 내정자의 업무 추진으로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모두 경기고 동문이라 점도 눈 여겨 볼만 하다. 실제로 김승유 전 회장은 최 내정자를 하나금융그룹으로 스카웃한 장본인이다. 이번 금감원장에는 장하성 실장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감원은 오히려 이런 점이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권에 힘을 미칠 수 있지만 정권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금감원의 문을 닫으러 오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이유로 금감원 노동조합은 앞서 내정설이 돌았던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반겼다. 금감원의 분리에 대해 대응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분리하면 그냥 따르겠다" 또는 "분리되는 것에 문제가 있다"

중복 조직으로 인한 비용 증가, 관리 감독 기구와 소비자 보호 기구 사이에 갈등 유발 등을 이유로 금감원 내에서는 후자가 우세하다. 최 내정자가 취임하면 조직 개편과 관련한 진통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하나금융지주 사장과 연구원의 경력이 있지만 서울 시향 대표를 한 것이 생뚱맞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시향은 지원 자금을 얻기 위해 금융권 인사들을 영입하고 있다. 앞서 이태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대표적이다.

최 내정자가 몸 담았던 하나금융은 올해 서울시향에 6억 원을 후원할 예정이다. 이런 점에서 하나금융과 아직 연이 닿아 있을 수 밖에 없다.

참여연대는 최 내정자에 대해 관치금융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특정 금융회사의 이해관계의 편향되거나 포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만간 금융당국에서 가장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나온다. 금감원이 그간 논의해온 것이 모두 녹아있는 대안을 진두지휘할 금감원장의 역할이 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10월에 국정 감사가 진행된다. 금감원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대변해야 한다.

최 내정자는 참여 정부 시절부터 한국금융연구원장으로 있었고 2012년부터 2년간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냈다. 금융위도 "금감원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능력과 관련한 경력에 문제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금감원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내부 분위기를 어떻게 휘어잡느냐에 대한 시선은 극복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민재 기자 (leo485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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