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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메모리 매각 결정 또 연기…'갈팡질팡' 행태 비판 여론 봇물

김주영 기자




13일 결정될 예정이었던 도시바 메모리 매각이 또 다시 연기됐다. 협상 중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매각을 원점으로 돌리는 도시바의 행태를 두고 비판 여론이 잇따르고 있다. 매각 가격을 띄우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이사회에서 도시바 메모리 매각처를 결정지을 예정이었지만 이를 좀 더 연기하기로 했다.


도시바 메모리 매각처로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주도의 신미일 연합을 선택할 예정이었지만 막판 협상이 난항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전일 오후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이 채권단과 만나 이번 매각과 관련해 신미일 연합과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도시바는 이사회에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제시한 새 인수안을 본격적으로 들여달 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NHK방송은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과 우선적으로 협상하기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미일 연합은 최근 도시바 메모리 인수 가격으로 기존 2조 엔 보다 1조 엔 가량 많은 최대 3조 엔(우리 돈 약 31조 원)을 베팅했다.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최대 3년 간 1조 엔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3조 엔은 WD가 도시바에 제안한 금액 1조 ,9000억 엔~2조 엔보다 1조 엔 많은 수준이다.


매각 예상 가격이 순식간에 1조 엔 뛰면서 도시바와 채권단은 막판 분주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WD가 제기한 각종 소송이 부담되지만 매각 가격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또 경영권 참여를 두고 첨예하게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신미일 연합과 달리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에 매력적인 조건을 내놓았다.


한미일 연합이 제안한 의결권 비율은 베인캐피탈이 49.9%, 도시바가 40%, 일본 기업들이 10.1%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방안대로 출자하지 않고 일부 자금을 빌려주는 형태로 지원할 예정이며, 경영에도 관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NHK방송에 따르면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의 핵심 역할을 하는 베인캐피탈 측에 SK하이닉스의 경영 관련 배제에 대한 각서를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매각 절차가 8부 능선을 넘은 상황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에 조금이라도 부합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다른 인수 후보에 가능성을 열어두는 도시바의 행태에 대해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바는 애초 지난 6월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두 달 가량 협상을 끌어오다 8월 이를 전면 무효화했다. 또 신미일 연합, 대만 홍하이 진영과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에는 매각의 방향추가 신미일 연합으로 기울었다. 도시바는 신미일 연합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독점교섭권까지 주려고 했지만 의결권 문제를 두고 갈등이 생기면서 또 다시 매각을 원점으로 돌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 메모리 매각 절차를 보면 글로벌 인수합병(M&A)에 부합하지 않게 격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며 "도시바가 막판 매각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각을 결정한다고 했다가 보류하기를 번복하면서 인수 후보들도 불필요한 체력 낭비를 하게 됐다"며 "지나치게 상도의를 저버리면서 도시바가 위상을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주영 기자 (mayb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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