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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반포1단지 총회 D-1, 이겨도 승자는 없다

김혜수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혜수 기자] 반포주공1단지 수주경쟁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지난 4일 시공사 입찰 이후 20여일간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공사비만 2조6천억원에 달하는 그야말로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를 선점하기 위해 두 건설사들은 '볼 꼴', '못 볼 꼴' 다 보여주며 경쟁보단 오히려 난장판을 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대건설이 내놓은 '무상 이사비' 지원은 최대의 논란거리였다.

현대건설은 조합측에 이사비 차원으로 5억원의 무상 대여, 또는 7천만원 무상 지급의 조건을 내걸은 바 있다. 이는 기존 주택 감정가의 60%에 해당하는 이주비용인 약 15억원과는 별개로 조합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돈이다.

사회통념상 너무 과한 금액이라는 점에서 결국 국토부는 현대건설의 무상 이사비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위배 소지가 있다며 이에 대한 시정 지시를 내렸고, 현대건설도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합측 역시 지난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무상 이사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면서 논란은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총회를 앞두고 형평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5일 공식자료를 내고 "합법적인 이사비의 적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당국의 가이드라인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다른 건설사들도 조합원의 실질적 주거안정을 위한 이사비 지원이 있어 형평성에 의문이 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에게 이사비 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같은 지역 반포에선 전셋집을 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포주공 1단지(공급면적 138㎡ 기준)의 현 시세는 35억원 안팎으로 감정가는 25억원 정도다. 이주비는 감정가의 60%로 이를 감안하면 약 15억원 가량이다.

그런데 1단지 인근 ‘아크로리버파크’ 146㎡의 전세가격은 평균18억5000만원에 달하고, 고속버스터미널 주변에 위치한 ‘래미안퍼스티지’ 148㎡의 전세금도 17억8500만원에 형성돼 있어 전셋집을 구할 수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재건축 조합원들이 이주할 경우 꼭 같은 지역내 비숫한 규모의 새 아파트로 이주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주비는 감정가의 60%인데 그 돈으로는 꼭 맞는 집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같은 지역 내 기존 아파트를 찾거나,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선택을 내린다.

조합 총회 하루 전날 어떠한 향응이나 상대 비방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GS건설의 공정 경쟁 선언 역시 어색하기만 하다. 두 건설사간 이전투구 형태의 과잉경쟁은 인근 다른 재건축단지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투영됐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 입찰 사업제안서에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지 못할 경우 569억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대납해 주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어떻게든 조합원들의 환심을 사 시공사로 선정돼야 한다는 절박감이 무리한 사업조건을 내걸게 만들었고, 이는 반포1단지의 후폭풍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토부가 이 또한 위법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나서자 상황이 진정됐다.

특히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어정쩡한 개입도 시장에 혼선을 줬다.

법적 다툼이 뻔한 민간영역의 수주경쟁에 위법소지가 있다는 견해만으로 시정조치 등 무리하게 개입했기 때문이다. 법을 위반하는 경우 적정한 개입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켜야겠지만 관행이라는 측면에서 이사비 지원이 이 정도로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건설의 형평성 논란 주장도 일견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말 많고 탈 많았던 반포주공 1단지 수주경쟁이 내일이면 막을 내린다.

깨끗한 경쟁, 공정한 경쟁을 내세웠지만 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건설사들의 모습에 어떤 결과가 나오든 뒷맛은 상당히 씁쓸할 것 같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혜수 기자 (cury0619@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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