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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테슬라의 비극, GM의 희극, 현대차의 미래는?

권순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통의 강자인 제너럴모터스(GM)와 신흥 강자로 발돋움하고 있는 테슬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초 테슬라의 주가는 210달러에서 6월 380달러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630억 달러를 넘어섰다. 테슬라의 거침없는 상승은 시가총액 450억달러인 포드, 510억 달러인 GM을 제치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했다. GM은 죽어가는 공룡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테슬라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0.2%로 GM의 17.3%에 비교도 되지 않는다. GM의 매출은 1163억달러, 이익은 94억 달러다. 반면 테슬라는 매출 70억 달러에 적자기업이다. 전통의 자동차 메카 디트로이트가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 무너졌다는 굴욕적인 평가가 자동차 시장을 뒤덮었다.

상반기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던 전통 자동차 기업들은 하반기 들어 설욕을 시작했다. GM의 주가는 30달러 수준에서 45달러로 급등했고, 385달러까지 올랐던 테슬라의 주가는 350달러대로 떨어졌다.

GM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다. 바클레이즈는 “GM은 테슬라에 빼앗긴 시장을 되찾을 것”이라며 “GM이 최첨단 자동차 시대에 죽어가는 공룡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며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테슬라와 GM의 운명을 바꾼 것은 현실이었다. 테슬라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7월 생산을 시작한 모델2의 생산대수가 260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1500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에 한참 미달한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우리는 생산지옥에 깊이 빠져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모델2는 철과 알루미늄, 이중금속 접합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모델3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테슬라 세미(트럭)의 공개를 11월로 또다시 연기했다.

테슬라는 또 본사 직원 400~700여명을 해고했다. 테슬라의 생산, 조직에 문제가 있다고 시장은 판단했다.

철과 알루미늄의 접합은 완성차 업체에 있어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하지만 생산 노하우가 부족한 테슬라에게는 대량 생산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요소도 해결해야 할 과제였던 것이다.



반면 GM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다. 도이체방크는 “투자자들이 GM의 무인차 기술을 과소평가하고 있지만, 테슬라보다 일찍 상용화에 들어가고 경쟁에서도 앞설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GM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이유는 실적 개선과 혹독한 사업재편이다. GM은 북미와 중국에 집중하기 위해 유럽, 러시아, 인도에서 철수하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심지어 미국 시장에서 재고가 쌓이자 심장인 디트로이트 햄트램크 조립 공장의 가동도 6주간 중단했다.

또 자율주행관련 AI업체인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10억달러에 인수하고 공유업체 리프트에 5억 달러를 투자하며 미래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4년 전통의 포드도 원조 자동차 강자의 입지를 되찾기 위해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박상원 흥국증권 애널리스트의 ‘포드 자동차 CEO 전략 업데이트’에 따르면 포드 신임 CEO 짐 해켓은 고위 임원 12명과 자동차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포드는 내연기관 개발 비용을 2020년까지 5억 달러를 줄이고, 기존 친환경 투자 금액은 45억 달러에 더해 총 50억 달러는 친환경차 파워트레인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5년 동안 140억달러 정도의 원가 절감을 통해 비용 증가율을 50% 이하로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5월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던 현대차의 주가는 9월 중순이후 15% 이상 오르며 글로벌 자동차 회사 재평가 대열에 합류했다. 신차 코나와 G70의 가세로 국내 내수 시장 판매량이 대폭 늘었고 사드 보복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중국 시장에서 신차 올뉴 라이나와 위에나, 올뉴투싼 등의 활약으로 올해 들어 월별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친환경차 전 세계 판매 2위에 등극한 점과 2020년까지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31종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점도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재평가 대열에 합류한 계기가 됐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미FTA 재협상이나 북한 핵문제에 기인한 중국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자동차 섹터와 동반 상승한 것은 미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GM만큼 혹독한 구조조정을 각오하고 있는지, 미래 자동차 개발에 대한 확고한 계획을 세워 투자를 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 8차례나 파업을 벌인 현대차 노조는 20일 신임 위원장 이취임식을 열고 24일 교섭재개를 요청할 예정이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인물이 신임 위원장에 선임되다 보니 쉽사리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은 없다.

또 샤슈아 모빌아이 CEO가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해 정의선 부회장과 면담을 하는 등 미래차 개발에 공을 들이는 움직임은 보이지만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하루가 다르게 IT회사들과 합종연횡을 하는 와중에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은 잘 보이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판매가 80%인 현대자동차가 해외 업체와 협업 없이 단독으로 기술개발을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남양 연구소에서 뭔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 믿지만 너무 알려진게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을 중심으로 SUV, 고급차(제네시스),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산업의 토대를 탄탄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한해에도 몇 번씩 평가가 바뀔 정도로 불확실한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대해 현대차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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