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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레그테크 시작보단 탄탄한 준비 먼저…”핀테크 성장과 정비례”

이민재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민재 기자] 레그테크(Reg Tech)는 기존 금융 사업이나 핀테크 등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함에 있어 각종 규제와 법규에 효율적,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소비자 신뢰와 준법성을 향상 시키기 위한 기술을 말한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규제 대응을 자동화하고 실시간으로 규제를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핀테크의 발전 과정에서 파생된 영역이라 보면 된다.

해외에선 이미 관련 규제에 대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는 간담회 등을 통해 업계와 소통을 거듭하고 있고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 싱가폴 금융감독청(MAS)도 자체적으로 레그테크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업체가 자금 세탁 이나 자금방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각종 규제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작 핀테크를 다루는 기업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금융 기술의 성장에 맞춰 규제도 발전하는 소위, 레그테크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금융 기술의 발전이 없으면 레그테크가 무슨 소용입니까?"

블록체인 등 핀테크와 레그테크의 성장은 정비례인데 우리의 핀테크가 그만큼 성장하고 있는지 묻는 것이다. 전문가는 국내 핀테크 사업이 클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먼저라고 강조한다.

금융당국이 주최한 핀테크 기업 세미나에는 많은 보안 관련 기업들이 참석했지만 정작 핀테크 도입이 가장 필요한 금융사들의 눈에 들긴 쉽지 않았다.

심지어 한 기업은 기술력을 인정받았음에도 국내 금융사들이 미적거리는 태도에 오히려 해외에서 살 길을 찾았고 지금은 해외 정부에서 먼저 찾는 기업이 됐다.

"곧 금융의 핀테크도 구글와 애플이 스마트폰 콘텐츠 시장을 양분한 것처럼, 특정 콘텐츠가 모든 것을 다 가질 것입니다. 국내 핀테크는 다양하고 기술력이 좋지만 이를 받아줄 곳이 없습니다."

핀테크 기업의 대표는 국내 기업의 기술이 해외를 통해 오히려 역수입되는 길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이렇게 되면 결국 기술을 다 가지고 있음에도 제자리에 서 있다 보니 후발 주자보다 뒤도 밀리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도 금융당국이 야심 차게 만든 핀테크 지원센터가 가장 기본 업무인 상담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소한 첫 해인 2015년에 월평균 27.6건, 2016년 18.6건, 올해는 7.8건,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속적인 상담을 통한 실질적인 핀테크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레그테크 자체도 이런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레그테크로 금융사들이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금융사들의 관심이 낮다. 때문에 핀테크 기업이 레그테크를 만들어도 금융사가 이를 수용하는데 오래 걸릴 수 있다.

또 레그테크로 인한 오류에 대한 책임은 레그테크 기업 보단 위탁을 하는 금융사에 쏠릴 전망이다. 여기에 정보 보안을 고려하면 금융사들은 인하우스, 즉 자제적으로 레그테크를 개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성장보단 각각의 레그테크가 범람하는데 그칠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레그테크를 통해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등 시장을 활성화할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핀테크란 기본기 없이 레그테크는 무용지물이다. 여기에 핀테크가 그간 겪었던 설움을 레그테크가 겪을 가능성이 높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탄탄한 준비가 더 먼저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민재 기자 (leo485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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