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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리화나 ‘합법화’ 논의 한창… 미국 방송계에도 영향 끼칠까?

[덕후 기자의 드라마 튜토리얼]
이소정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소정 기자]

지난 8월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소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트콤 ‘대관절 해피니스’(Disjointed)가 공개돼 화제가 됐습니다.

대관절 해피니스는 마리화나 합법화 운동가인 주인공 루스가 의료용 마리화나를 파는 ‘대체 치료소’를 운영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코믹하게 그렸습니다.

작년부터 마리화나를 소재로 한 드라마 제작 소식이 속속들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미국 내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아지면서 드라마 제작에도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입니다.




▲ 미국 내 마리화나, 불법과 합법의 역사

미국에서 마리화나가 불법이 된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예부터 사람들은 마리화나에서 섬유를 추출해 옷이나 종이를 만들었는데,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마리화나를 재배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입니다.

19세기 중반에는 마리화나의 의학적 효능이 알려지지만, 19세기 후반 아편과 진통제의 등장으로 이러한 효능은 묻히게 되죠.

20세기 초 멕시코 노동자들이 의료 및 환각용으로 마리화나를 재배·사용하던 것이 미국 남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퍼지게 되는데요. 한편, 아편 등 마약류를 단속하자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관련 규제들이 논의되기 시작합니다.

1937년에 마리화나 세법(Marijuana Tax Act)이 제정되는데, 이는 마리화나에 높은 세금을 부과해 실질적으로 마리화나 거래를 금지한 법입니다.

하지만 1960년대 들어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반전·자유 문화가 퍼지면서 마리화나는 저항의 상징 혹은 기호 용품으로써 사용됩니다.

1970년대에는 소량의 마리화나 소지 및 사용을 비범죄화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1973년 오레곤주는 최초로 소량의 마리화나 소지를 비범죄화합니다. 그리고 1996년 캘리포니아주가 최초로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합니다.



▲ 마리화나를 파는 한 엄마의 이야기, 드라마 ‘위즈’

2005년 첫 방영한 쇼타임 채널의 드라마 ‘위즈’는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의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진 드라마입니다.

드라마는 남편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재정적 위기에 처한 주인공 낸시가 마리화나를 팔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는데요.

2012년까지 총 8시즌에 걸쳐 방영됐으며, 쇼타임 채널의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시즌 1에서는 낸시가 의료용 마리화나 때문에 골치를 앓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비록 의료용이지만 고객들이 좋은 질의 마리화나를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자, 낸시의 마리화나 사업이 위태로워집니다.

낸시는 자신의 고객들을 여러 이유로 타이르는데요. 의료용 마리화나를 사면 기록이 남고 마리화나 판매소는 멀지만, 자신은 고객 가까이 있다고 설득합니다.

시즌 1이 방영됐던 2005년만 해도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 한 주는 몇 개 되지 않았고, 마리화나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긍정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다행히도 낸시는 고객들은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생계를 꾸리고자 고군분투하는 낸시의 모습을 보면 코믹하면서도 흥미로운데요. 마리화나를 둘러싼 알력다툼,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사건·사고 때문에 이야기가 긴장감 있게 전개됩니다.


▲ 미국 마리화나 산업은 성장 중

2012년 콜로라도주와 워싱턴주가 오락용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수정안을 통과시킨 이래로, 2017년 현재 오락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곳은 총 9개 지역에 이릅니다.

마리화나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도 빠르게 퍼졌는데요.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1969년 첫 마리화나 합법화 여론조사를 시행한 이후 합법화 찬성 의견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지난 25일 발표된 조사 결과, 찬성 의견이 64%에 달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합법화 조치에 따라 마리화나 산업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마리화나로 만든 쿠키·사탕 등 식료품에서부터 마리화나 관련 물품을 배달해주는 온라인 스토어, 마리화나 사업장 면허증 발급을 도와주는 중개업 등 마리화나 관련 비즈니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연구업체 아크뷰마켓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북미지역 마리화나 판매액은 전년보다 30% 증가한 67억달러(약 8조원)입니다.

또, 2021년까지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억달러(약 2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마리화나에 주목하는 미국 방송계

마리화나 합법화 찬성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방송계도 마리화나에 주목하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MTV는 지난해 래퍼 스눕 독과 협업한 시트콤 ‘메리 + 제인’을, HBO는 동영상 사이트 비메오(Vimeo)로 방영됐던 웹시리즈 '하이 매인터넌스'(High Maintenance)의 새로운 시즌을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제작 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소니 픽쳐스 텔레비전은 에밀리 브래디의 베스트셀러 '훔볼트’(Humboldt)의 TV 드라마화를, 지난 5월 TNT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마거릿 초를 주인공으로 하는 TV쇼 ‘하이랜드’(Highland)의 파일럿 에피소드 제작을 밝혔습니다.

한편, 방송계가 마리화나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 마리화나 소매 체인점인 '메디신 맨'의 CEO이자 공동 창립자 앤디 윌리엄스는 할리우드리포터에 "작가와 감독은 마리화나 사업을 묘사할 때 조금 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방송 프로그램의 부정확한 묘사가 마리화나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1) 남궁현, 2014, 마리화나 정책 변화의 고찰 : 콜로라도 마리화나 합법화의 경우(형사정책연구 제25권 제3호)

2) 조은석·김광준, 2001, 마약류 확산실태와 21세기 마약류 통제정책의 방향(형사정책연구원)

3) 원성완, 2017, 의료용 대마초, 왜 합법화해야 하는가?(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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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소정 기자 (iso@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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