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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BMW 6백억 과징금 사태가 수입차 회사들에 주는 교훈

권순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BMW코리아의 김효준 대표는 장수 CEO가 많은 수입차 업계에서도 단연 최장수 CEO입니다. 1995년 BMW코리아 출범 당시 재무담당 상무로 합류한 김 대표는 2000년 BMW그룹 최초의 현지인 사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사장 취임 당시 1626대에 불과했던 BMW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 4만 8459대로 급증했습니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는 BMW입니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등록된 BMW 자동차는 33만 5546대로 벤츠 32만 3426대보다 많은 1위입니다. 3위와 4위인 폭스바겐(16만 8천대)과 아우디(15만 6천대)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버는 족족 해외로 송금하는 수업차 업계의 관행에 비춰 BMW는 한국에 꽤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BMW코리아는 2011년 300억을 배당한 후 5년 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BMW는 한국에서 번 돈을 가지고 770억원을 들여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건립해 운전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신속한 A/S를 위해 13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부품물류센터도 만들었고 수입차 중에서 가장 많은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BMW코리아는 인증서류 위조와 미인증 부품 사용 등을 이유로 60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습니다. 지난해 배기가스 시험 조작과 인증서류 조작으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폭스바겐이 받은 과징금 178억원보다 많은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지난해 BMW코리아의 영업이익 64억원에 9.5배에 달하고, BMW코리아가 그동안 벌어서 쌓아놓은 돈(이익잉여금 1800억원)의 1/3에 해당하는 돈입니다.

BMW가 과징금을 받은 근본적인 이유는 ‘안일한 내부 인증 준비 체계’입니다. 환경 기준을 맞추기 위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했던 폭스바겐과 이번 BMW의 인증 서류 조작은 내용면에서 약간 다릅니다.

환경부는 BMW가 인증 받지 않은 시험실에서 시험을 하거나, 인증 대상 차와 다른 차를 시험한 후 결과를 조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독일의 시험실과 한국 정부가 인정한 시험실이 다르거나, 독일에서 시험한 차량과 한국에 수출한 차량이 달랐다면 인증 시험을 다시 했어야 합니다. BMW코리아는 재시험을 본사에 요청하는 대신 서류를 조작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시험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지만 시험 일정을 다시 잡는 등의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인증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이나 미국에서 인증을 받은 제품들이라 당장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인증 서류 조작은 인증 체계를 무력화 시키는 행위"라고 강조했습니다.

변경인증을 실시하지 않은 부품을 사용한 것도 마찬가집니다. 독일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한국에 보내다 보면 자동차의 일부 부품이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도 부품 변경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한국에서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BMW 관계자는 “단종된 부품이나 성능이 개선된 부품의 경우, 바꾸는 경우가 있다”며 “변경인증 대상인지 불명확한 부분들이 있어 오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변경인증 절차는 최대 2주 가량으로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BMW는 성능을 부풀리거나 이익을 보기 위해 서류를 조작했다기 보다는 내부의 절차적 편의를 위해 조작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가 십수배 증가하는 동안 인증 담당 직원 숫자는 한명 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BMW는 약간의 노력만으로 문제를 개선할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세관의 정밀한 조사에도 불구하고 2015년 이후로는 인증서류 위변조가 한 건도 없습니다. 폭스바겐이 인증 서류 조작으로 처벌을 받은 후 인증 체계를 정비했기 때문입니다. BMW 관계자는 “2015년 이후 인증 조직을 R&D센터 산하에 설치하고 인증 관련 인력을 보강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이번에 문제가 된 사례는 모두 2012년부터 2015년 사이에 수입된 차량들입니다. 조금만 더 일찍 자발적으로 개선했더라면 이런 값비싼 대기를 치르지 않았을 것이란 점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한국은 인구에 비해 럭셔리 자동차가 많이 팔리는 시장입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3배나 많지만 BMW 자동차는 우리나라에서 더 많이 팔립니다. 수입차 브랜드 중 BMW는 한국에서 사회공헌 활동이나 스포츠 지원을 많이 하는 브랜드입니다. 보여지는 투자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제도를 존중하고 한국 고객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느꼈기를 바랍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 (soonwoo@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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