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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OB' 손보협회장은 열공 중…생보업계는 '대략난감'

최보윤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보윤 기자]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공부 좀 하고 말씀드릴게요"

2주 전 취임한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열공(열심히 공부하다)' 중 입니다.

오랜 시간 공직 생활을 해 왔으나 국제금융 전문이었고, 현업을 떠난지 오래됐기 때문에 '감'을 잡기 위함입니다.

김 회장은 지난 6일 취임식 이후 실손보험 보험료 인하 등 업계 현안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기술적인 부분은 자세히 보고 받고 공부 후 말씀드리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또 금융소비자 보호를 제1 과제로 꼽으며 "손보업계는 보험 가입자들의 이해를 잘 대변하고 보장해 국가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위 관료 출신 이어서인지 전임 협회장과는 격(?)이 다른 출사표였습니다.

금융당국과의 관계 설정도 관심사입니다.

보험업계를 관리감독 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두 수장은 모두 김 회장보다 어립니다. 게다가 김 회장은 이미 10년 전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의 자리를 거친 선배입니다.

이들의 만남이 앞으로 어떤 조화를 이룰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김 회장의 등장에 예민해진 곳은 또 있습니다.

다음 달 초까지 차기 협회장을 뽑아야 하는 생명보험업계입니다.

생보업계는 "보험업계 맏형 자리인 생보협회장이 손보협회장보다 급이 낮아서 되겠느냐"며 "더 높은 분을 모셔야 한다"는 속내를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습니다.

생보협회는 오는 24일 첫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이나 진영욱 전 정책금융공사 사장 정도가 거론되고 있으나 이들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김 회장보다 행정고시 후배이거나 차관급 인사로 행시 기수ㆍ직급에서 밀리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 최소 부총리급 '거물'이 와야 한다"는 말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떠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올드보이'들의 귀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바 있어 생보협회의 협회장은 누가 될 지 더 가늠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민간 협회장 선임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어떤 협회든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협회장을 뽑기는 힘든 구조입니다.

'누구를 협회장으로 모시느냐'를 고민하는 사이, 보험업계의 굵직한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현업에서 오랜 기간 동떨어진 'OB(올드보이)'를 모셔와 열공시키느니 다시 한 번 민간 CEO 중에서 뽑아보자는 목소리도 희미하게나마 나옵니다.

어쩌면 '급'을 맞추는 것보다 켭켭이 쌓인 현안들을 센스있게 풀어나갈 인물을 찾는 것이 장기적으로 맏형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일 겁니다.

본질을 잊고 '급'에 함몰된 것은 아닌지, 보험업계가 안타까운 이유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최보윤 기자 (boyun7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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