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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벤츠, ‘죽음의 에어백’ 미국선 리콜하면서 한국선 왜 안할까

권순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일명 ‘죽음의 에어백’으로 불리는 타카타 에어백에 대한 리콜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벤츠와 GM은 리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18개 업체의 자동차에 타카타 에어백이 장착돼 있고 이중 15개 업체가 리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4일부터 BMW가 X5 리콜에 들어갑니다.

아직 리콜을 하지 않은 회사는 한국GM과 GM코리아, 벤츠코리아뿐입니다.

두 회사는 모두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시장에서 다카타사의 에어백을 장착한 차에서 결함증상이나 사고가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조사 결과에 따라 리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리콜을 거부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타카타 에어백 인플레이터를 사용하더라도 설계와 생산 공정이 다를 경우 문제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 두 회사의 설명입니다. 조사 결과는 내년 초쯤 나올 예정입니다.


출처. 미국도로교통안전국(부상자)

타카타 에어백 사건은 자동차 역사상 유례가 없는 부품 결함 재앙입니다. 에어백 인플레이터는 사고가 나면 에어백을 ‘터뜨려주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타카타 에어백 인플레이터가 장착된 일부 차량에서 에어백이 터지면서 인플레이터를 감싼 금속제 커버가 마치 수류탄이 터지듯 뿜어져 나와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최근 발간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보고서에 따르면 타카타 에어백으로 인한 미국내 사망자는 13명입니다. 약 4600만대의 타카타에어백 장착 차량에 대한 리콜이 진행중이며 2018년까지 6500만대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은 “아직 리콜을 시행하지 않은 차량은 수류탄, 시한폭탄을 싣고 운전을 하는 것과 같다”며 리콜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자발적 리콜 형식으로 진행을 하고 있고, 중국 정부는 아예 강제 리콜을 실시했습니다.



중국에서는 리콜을 하고 한국에서는 리콜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누구 하나 에어백 수류탄 맞고 죽어야 리콜을 할거냐’는 댓글이 쇄도합니다. 또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아는 것’이라는 불만도 터져나옵니다.

중국은 강제 리콜이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벤츠는 심지어 미국에서는 자발적으로 리콜을 하는 차종조차 한국에서는 리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벤츠가 한국에서 판매한 차종 중 타카타 에어백 결함 위험이 있는 차종은 C-class, E-class, ML, SLK 등 8종입니다. 그중 리콜을 시행하기로 한 차종은 ML과 SLK 두종, 284대에 불과합니다. 1만 7천여대가 팔린 C-Class, GLK, E-Class에 대해서는 리콜을 하지 않았습니다.



벤츠코리아는 “결함이 확인된 차종를 리콜하는 것이 아니라 결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위해 샘플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 세계 동일한 기준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미국내에서 C-Class, E-Class, GLK를 포함한 9개 차종에 대한 리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GM의 경우, 타카타 에어백 결함 가능성이 있는 차종은 라세티 프리미어(크루즈) 1종입니다. 미국에서는 캐딜락, 쉐보레 등 GM의 브랜드 23개 차종에 대한 리콜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차들은 국내에 판매되지 않은 차입니다. 최소한 미국에서 리콜을 하는 차 가운데 한국에서 리콜을 하지 않는 차는 없는 셈입니다. 지난 15일 GM은 본사 안전 담당 임원이 국토부를 방문해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사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결함 시정이 아닌 결함 확인을 위한 리콜을 시행하고 있다”며 “지역, 판매량에 따라 샘플군이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결함 사실을 확인하고 시정 조치를 하겠다는 제조사의 태도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습니다. 문제제기만으로 리콜을 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수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관여되고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한 리콜이 진행되고 있을 때 조사를 이유로 리콜을 지연시키는 태도가 소비자들에게 좋게 보일 리가 없습니다.

리콜을 통해 결함이 발견 되면 사고가 나기 전에 교체를 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결함이 발견되지 않으면 안전을 확인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해줄 수 있습니다.

설령 내년 초 자신들의 차량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본인들이 입증한다 한들, 소비자들이 ‘문제가 없다고 하니 안심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을 겁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부분 차종을 리콜하고 한국에서는 덜 팔린 차종만 리콜한 벤츠의 태도는 두고두고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에 남아 있을 겁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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