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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찍으면 팔리는' 롱패딩 시대가 불안한 이유

안지혜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안지혜 기자] 요새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길고 두툼한 롱패딩을 입은 사람 한둘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김밥패션' 혹은 '이불패션'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데요. 올 겨울 패션업계는 '롱패딩' 덕분에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올해 롱패딩 열풍의 복선은 지난 겨울 중고등학생의 '등교 복장'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일부 스포츠 브랜드가 무릎 길이의 롱패딩을 출시, 10~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후 자극을 받은 다른 패션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롱패딩 제작에 뛰어 들었습니다. 지난해 롱패딩을 일부 출시했던 기업들도 올해 색상과 사이즈를 다양화하고 물량 역시 대폭 확대해 공급했습니다. 때문에 현재 아웃도어 부터 골프, SPA, 캐주얼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패션브랜드에서 롱패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롱패딩의 인기 이유로는 이른 한파와 트렌드 변화, '평창 롱패딩' 편승 효과 등이 꼽힙니다. 예년 보다 추위가 빠르게 찾아온 데다 전국민이 이미 한 벌씩은 가지고 있는 '헤비 다운' 시대가 가고 이제 롱패딩으로 유행이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정판 '평창 롱패딩'이 널리 회자되면서 제품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다른 브랜드에서 대체재를 찾았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유가 어찌됐건 현재 패션업계에서 롱패딩은 '찍으면 팔리는 아이템'으로 통합니다. 많은 브랜드가 일찌감치 초도 물량을 모두 소진하고 3차, 4차 추가생산 소식을 알리고 있는데요. 겨울 시즌이 연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놓칠 수 없는 특수인 셈이죠. 일명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전략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조금만 잘된다 싶으면 우르르 몰리는 세태가 재현될까 걱정하는 겁니다. 올해 초과 수요 예측이 고스란히 내년 기업 재고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고, 과도한 재고는 마케팅 비용 상승을 부추겨 소비자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는 한때 활황을 이뤘던 아웃도어 업계의 몰락에서 이미 재현된 바 있습니다.

이번 롱패딩 열풍에서도 비슷한 조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 시중 롱패딩은 각 브랜드 별로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트렌드에 맞춰 급히 준비한데다, 많은 이들이 아직 많이 갖고 있지 않은 아이템인 만큼 큰 노력 없이도 비교적 쉽게 팔린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고가 제품임에도 방풍 등 내구성을 시험해 보고 살 수 없다는 것 역시 개별 브랜드가 인기 광고 모델 모시기에 주력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몇 년간 내리막길을 걷는 패션업계에 '롱패딩' 열풍은 희소식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내실없이 대세에만 편승한 과열이라면 당장 내년에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모를 일입니다. '찍으면 팔린다는' 롱패딩 시대가 반가우면서도 위태롭게 보이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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