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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156만 원→115만 원까지 떨어진 아이폰X, 출시 3주차 콧대 더 꺾일까

김주영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주영 기자]

[사진]아이폰X 출시 후 첫 주말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지금은 실버만 가능해요."


"개통은 해드리는데 가격 조정은 안돼요. "


"3년 약정으로 제휴 카드에 가입하면 조정 해드릴게요."


지난 달 25일 찾은 서울 도심의 한 휴대폰 집단상가. 아이폰X 출시 첫 주말을 맞은 집단상가의 풍경은 평소와 크게 달랐습니다.


호객행위가 거의 없었고, 매장을 찾아 아이폰X을 문의하면 기다리라며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곳도 있었습니다.


아이폰X이 사전예약부터 몇 분 만에 매진될 만큼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만큼 소비자보다 물량을 갖고 있는 매장이 귀하게 여겨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새 휴대폰이 나올 때마다 팽배했던 불법 보조금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아무리 비싼 요금제를 써도 12만 원 수준에 그치는 공시지원금을 받거나 25% 요금할인제(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 따라 휴대폰 구입 시 공시지원금과 25% 요금할인제 중 한 가지 혜택 가능)를 선택하는 것 외에 추가적인 할인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단상가 매장에는 오전부터 수 백 여명이 몰렸고, 아이폰X을 손에 쥐고 기뻐하는 소비자들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출시 한 달도 안 돼 세계 시장에서 1,500만 대 넘게 팔릴 만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이폰X의 위상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출시 2주차 주말 다시 한 번 집단상가를 찾았습니다.


여전히 소비자들로 장사진을 이뤘지만 이번에는 빈 손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집단상가에서 만난 김 모 씨는 "내심 (불법) 보조금을 기대하고 왔는데 허탕을 쳤다"며 "한 시간을 돌아다녔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휴대폰 구입을 미룰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장 모 씨는 "번호이동을 한다고 하면 공시지원금보다 최소 20만 원 정도는 더 줄 것으로 기대했다"며 "아무리 아이폰이라지만 150만 원 넘게 주고 살 자신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휴대폰 유통업계 종사자들도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A 휴대폰 매장 직원은 "출시 첫 주말에는 아이폰 마니아들이 대거 몰린 것 같다"며 "갈수록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소비자가 많아 확보해 놓은 물량을 어떻게 소진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256GB를 기준으로 155만 7,600원의 역대 스마트폰 중 가장 비싼 가격을 내건 아이폰X. 수능 ㆍ연말 특수와 맞물려 '대박' ,'흥행'의 아이콘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실에선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아이폰X의 판매량은 아이폰8과 비슷한 정도이며 지난해 아이폰7이 출시됐을 때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아이폰X의 판매 부진에 일부 국내 부품사는 아이폰X용 부품 생산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싼 가격과 기능 미비로 아이폰X의 판매 부진 가능성이 실존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아이폰X는 지문인식 기능이 없고 얼굴 인식 기능만 있어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를 사용하기가 불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판매 부진이 현실화하면서 출시 3주차를 맞아 아이폰X의 콧대가 얼마나 꺾일지도 관심사입니다.


이미 이번 주 들어 아이폰X에 불법 보조금이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공시지원금 대신 25% 요금할인제를 선택하고, 번호이동ㆍ현금완납(단말기 할부금 없이 현금 일시 결제)을 하면 최저 115만 원~120만 원에 살 수 있게 된 겁니다.


원칙적으로는 25% 요금할인제를 선택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데, 여느 때처럼 사실상 불법 보조금을 푸는 매장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B 휴대폰 매장 직원은 "통상 휴대폰 한 대를 팔면 제조사와 이통사에서 각각 수 십만 원의 장려금(인센티브)을 줘서 마진을 적당히 챙기고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며 "아이폰은 제조사(애플) 장려금이 없고 이통사에서만 나오다 보니 매장에서도 싸게 파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온갖 수단을 동원해도 100만 원이 훌쩍 넘는 만큼 소비자들이 얼마나 더 움직일지는 미지수입니다. 번호이동ㆍ현금완납 조건으로 최신형 국산폰을 선택하면 40~50만 원 정도에 살 수 있습니다.


기존 스마트폰 대비 차별점이 있다면 새로운 얼굴 인식 시스템 도입으로 터치 ID를 페이스 ID로 대체하는 혁신을 보여준 아이폰X. 과연 그 혁신이 155만 7,600원의 가치를 하는 것인지 소비자들은 '그뤠잇(Great) vs 스튜핏(Stupid)' 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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