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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금호타이어 안 망합니다'…섣부른 예단이 부른 혼란의 이면

권순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저희 망해요? 지금 대리점에서 손님들이 망하면 A/S도 못 받는 거냐고 난립니다. 은행들이 망할 거라고 줘야 할 돈도 안준다던데...”

금호타이어가 P-플랜에 들어간다는 보도가 나오자 금호타이어 안팎에서 극심한 혼란이 야기됐습니다. 대리점에서는 금호타이어 망하면 A/S를 못 받는다며 손님들이 불안해 했고 은행은 법정관리에 가면 돈 떼일 수 있다며 정상적인 무역금융조차 거부했습니다.

금호타이어 내부에서는 이를 대응할 방법조차 없습니다.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주체는 금호타이어지만, 실질적으로 법정관리를 갈지 결정하는 것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입니다. 자신들의 운명을 금호타이어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산업은행은 “어떠한 방안도 결정된 바 없으며 추측성 보도는 회사 정상화에 중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으니 관련 보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혼란은 가시지 않았고 금호타이어 주가는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될 때 가장 큰 위험은 거래의 단절입니다. 고객들이 그 회사에 물건을 사지 않고, 재료를 납품하는 쪽도 대금을 못 받을 것을 우려해 납품을 거부합니다. 금융권도 돈을 떼일까봐 정상적인 자금 지급도 거부합니다. 정상적인 거래만 이뤄져도 살 수 있는 기업이 망할 것이란 섣부른 예측에 따른 거래 단절로 망할 수도 있습니다.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 P-플랜에 대한 우려는 성급합니다.

실사가 마무리 되면 금호타이어는 정상화 방안을 만들게 됩니다. 금호타이어 임직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산 매각을 해야 하고, 채권단은 대출 만기 연장, 금리 인하 등 채무재조정을 합니다. 필요하면 신규 자금 지원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이자 최대채권자는 은행들입니다.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국민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하나은행, 광주은행, 신용보증기금이 42%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감자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또 1조 2천억원에 달하는 여신도 주주 은행들이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가게 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주주, 채권자가 은행들이기 때문에 은행들은 P-플랜,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적인 고통 분담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정관리, P-플랜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행여 P-플랜을 선택하게 되더라도 금호타이어가 망하는 건 아닙니다. 반대로 회생 계획이 탄탄하게 만들어졌다는 의미로 봐야 합니다.

P-플랜은 은행 주도의 사적 구조조정(자율협약)과 법원 주도의 법정관리의 장점을 모아 만든 제도입니다. 사적 구조조정은 은행이 주도하기 때문에 신규 자금 지원 등이 유리합니다. 반면 이해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고통 분담을 하지 않을 경우 강제할 수가 없습니다.

법정관리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고통 분담이 이뤄지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지만, 신규 자금 지원이 쉽지 않습니다.

P-플랜은 은행이 사전에 고통 분담, 신규자금 지원 방안을 만들고 법원이 법적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만약 P-플랜을 추진하게 된다면 법원이 법적 강제력을 발휘해 채무를 조정하고 금융권은 신규 자금을 투입해 금호타이어를 살리겠다는 의미입니다.

자율협약, 법정관리, P-플랜 등 구조조정 제도는 기업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과도한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자구 계획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면 이전보다 더 탄탄한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섣부른 예단으로 금호타이어를 수렁으로 내모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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