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현장+]아파트 후분양제, 건설사엔 이득?
건설기간동안 가격 상승해 분양가 높게 책정 가능 논리…업계, 수천억대 사업비용 조달 리스크 높아김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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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뉴스1> |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현이 기자] 후분양제가 건설사들에게 수익성을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융조달 비용이 높아진다며 후분양제를 꺼리는 건설업계 분위기와는 대조되는 주장이라 눈길을 끈다.
정봉수 한국신용평가 PF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최근 '후분양이 주택사업 손익 및 자금조달 구조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후분양제에서의 사업비용 상승분은 선분양 비용이 사라지면서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또 오히려 선분양보다도 후분양제에서 건설사 이익이 올라갈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보고서에서는 올 한해 한신평이 평가했던 주택개발사업 9개를 대상으로 선분양 사업계획상 비용과 후분양(공정률 80% 이후 분양) 비용 예상치를 비교했다. 분석 대상 사업 9개 중 1개는 후분양제에서 비용이 줄었다. 나머지 8개 사업은 후분양 실시 후 비용이 상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용 상승폭은 최소 0.5%~5.3%까지로 사업마다 달랐다.
<자료=한국신용평가> |
정 애널리스트는 "후분양으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금융비용이 증가한다"면서도 "견본주택 건설비용과 견본주택 부지 임차료, 분양보증수수료, 중도금 무이자 혜택 비용 등 선분양에 수반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다수 프로젝트에 있어 후분양 가정시 비용 증가폭은 총수입 대비 1~2%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아파트를 공정률 80%에 도달할 때까지 짓는 동안 인근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하면 선분양보다 높은 분양가격을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후분양은 공사기간 동안 부동산가격 상승을 분양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사업의 수익성을 제고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분석에서 후분양 사업의 이자율과 대출수수료율을 선분양 요율과 같다고 가정해 적용했다는 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후분양시 사업진행과정에서의 리스크를 반영해 대출금융기관들이 이자율을 높일 수밖에 없어 수익성을 높이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후분양시 사업진행과정에서의 리스크를 반영해 대출금융기관들이 이자율을 높일 수밖에 없어 수익성을 높이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자율은 사업의 위험성과 직결된다"면서 "실제로 후분양제가 도입된다면 금융기관에서는 현행보다 훨씬 높은 이자율을 적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업계에서도 후분양제에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금융 비용 상승도 문제지만, 업체가 수천억~수조원대에 달하는 사업비용을 먼저 부담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지나친 위험"이라고 말했다.
또 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자금력이 없는 중소업체들은 빚을 내서 후분양을 했다가 안 팔리면 경영상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정 애널리스트도 "후분양이 전반적으로 리스크가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자금력이 없는 건설사는 후분양제를 수행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