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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유빗 '파산', 日 마운트곡스 파산에서 배울 점

김예람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예람 기자]일본은 비트코인의 성지로 꼽힙니다. 정부가 가상화폐 제도 정비에 나서면서 시장을 양성화 시켰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비트코인 광고가 지상파에 버젓이 나오는가 하면 1만여 곳에서 비트코인을 현금처럼 쓸 수 있습니다.

일본이 비트코인의 성지로 우뚝 설수 있었던 것은 2014년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가 해킹당한 사건에서 출발합니다. 당시 일본은 사태의 책임을 물을 곳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거래소가 망하자 투자자들이 보호 받을 길이 없다는 것이죠.

마운트곡스는 2014년 2월 28일, 거래 처리 시스템이 해킹을 당해 회원 예치분 75만 비트코인과 자사 보유분 10만 비트코인, 총 85만비트코인 약 5,600억원어치를 잃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용자 보호’를 우선해 가상통화 시스템 허점을 보완하기로 하고 자금결제법을 개정했습니다. 현재 15개 가상화폐 거래소가 금융청에 등록해있고, 거래소 사업자는 범죄수익이전방지법 대상에 포함돼 있습니다.

2017년. 가상화폐 투자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우리나라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이 해킹을 당해 파산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피해액은 약 175억원으로 추산되는데, 보험금 최대 상한액 30억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여기에 우리 정부는 ‘비트코인 투자는 금융업이 아니므로 투자자 피해 구제 등 대책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 투자자는 “내 전 재산을 투자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냐”며 막막한 심경을 털어놓습니다.

유빗은 이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금일 새벽 4시 35분경 당사에 해킹으로 인해 전체 자산의 17%가 손실을 입었다"며 "오늘 자로 거래 중단, 입출금 정지 조치 및 파산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빗 측은 "오전 4시 기준으로 잔고의 약 75%는 선출금, 나머지는 최종 정리가 완료된 후 지급할 예정"이라며 "사이버종합보험(30억원)과 회사의 운영권 매각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손실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빗을 통해 거래한 투자자들은 투자금의 25%를 그대로 잃은 셈입니다. DB손해보험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보험금도 최대 상한선이 30억원입니다. 사고원인이 보험 가입 면책조항에 포함되면 보험금을 못 받거나 받는 액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유빗은 지난 4월에도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등으로 55억원의 피해를 입은 바 있습니다.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과정이었는데도, 이름만 ‘야피존’에서 ‘유빗’으로 바꿔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죠.

보안 상 문제로 경찰 조사까지 받던 곳이 버젓이 영업을 할 정도로, 영세 거래소에 대해 사각지대가 존재했던 겁니다.

그렇다고 유빗의 거래대금이 미미했던 것도 아닙니다. 유빗은 하루에 비트코인만 약 1000개(거래대금 한화 약 2천억원)가 거래되던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빗썸이나 업비트 등에서 비트코인 하루 거래대금이 8천억원 정도인 것에 비해 1/4 수준입니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30여개가 있고, 앞으로 50여 신규 거래소가 생겨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스스로 2중, 3중 보안 체계를 갖추고 투자자들로부터 먼저 신뢰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일본은 마운트곡스 사태로 가상화폐 거래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였던 것을 주목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상화폐 거래량 전 세계 3위, 빗썸 거래소 가입자만 150만명이 되는 한국. 제도 사각지대를 없애고, 건전한 규제와 투자자 보호 대책을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예람 기자 (yeahra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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