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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證, '독특한' 지배구조가 SK증권 인수 발목 잡나

허윤영 기자


<사진=케이프투자증권>

[머니투데이방송 MTN 허윤영 기자] 케이프투자증권의 SK증권 인수가 안갯속이다.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한 자금조달 구조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문턱을 높인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조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케이프투자증권의 독특한 지배구조에서 문제의 이유를 찾는 의견도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케이프투자증권의 SK증권 인수가 암초를 만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케이프증권의) SPC를 통해 자금조달을 하는 인수 구조와 관련된 추가 심사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실은 심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주 증권선물위원회 안건으로도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마무리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의 모회사인 케이프 측은 “현재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금융당국으로부터 자금조달 문제와 관련된 추가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조달은 (구)LIG투자증권 인수 당시와 똑같은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케이프투자증권의 SK증권 인수는 특수목적회사(SPC)인 ‘이니티움2017 주식회사’가 인수 주체다. 케이프투자증권과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일정 비율 출자를 하고, 나머지는 기관투자자(LP)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지난 2016년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구)LIG투자증권을 인수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구 LIG투자증권 인수 당시에도 자금조달 구조를 두고 불협화음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LIG투자증권 노조는 “인수대금의 절반이 빚”이라며 “부채로만 이뤄진 인수자금과 무리한 수익제시 등 이 같은 인수는 대주주 적격심사에서 부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금융위는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승인했다. 과거와 같은 방식의 자금 조달 구조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이를 문제 삼은 건 최근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올렸기 때문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케이프투자증권의 SK증권 인수는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인수하는 구조”라며 “리스크가 수반되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이를 깐깐하게 심사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 관계자는 “SPC형태가 아니라 케이프투자증권이 직접 인수하는 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케이프 출자도, 금융감독원>

일각에선 케이프투자증권의 독특한 지배구조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모기업은 코스닥 상장사인 케이프다. 케이프의 지난해 3분기 개별기준 자산규모는 2,100억원으로 케이프투자증권 자산 2조원의 1/10에 불과하다. 자회사보다 작은 모회사가 레버리지를 일으켜 인수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크다는 의견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 회사들도 SPC를 설립해서 인수합병을 자주 하긴 하지만 케이프의 경우 모회사보다 큰 회사들을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인수한다는 게 독특하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허윤영 기자 (hyy@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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