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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정부, 최저임금 혼란 조금만 버텨달라고 하지만…업계 현실은?

이진규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진규 기자] "올해 최저임금 기준보다 월급을 많이 받던 중국인 근로자도 최저임금 올랐으니 월급을 더 올려달라고 합니다. 직원들 월급뿐 아니라 식비까지 이미 올랐어요."

경기도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이미 최저임금보다 많은 월급을 받고 있어 최저임금 인상 해택을 받는 건 외국인 노동자들뿐"이라며 "외국인 근로자만이라도 따로 최저임금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정부와 여당이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을 막기 위해 각종 후속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중소기업계는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정부가 업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업계 의견을 듣고 일자리 안정자금을 홍보하기 위해 소상공인 업체와 영세중소기업을 잇달아 방문했다.

현장을 방문한 고위 관료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장점과 소득주도 경제의 당위성을 알리려고 했지만, 오히려 업계에선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중소기업 사업주들에게 몇 달만 버텨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이러다 문 닫는 거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B씨는 "매달 매출로 빡빡하게 직원들 월급을 주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2~3달만 적자를 봐도 문을 닫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용접업체 대표 C씨는 "올해 설 연휴까지 가보면 업체 어느 선까지 문을 닫을지 대충 나올 것"이라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업주들은 최저임금 상승으로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를 공감했지만, 한 목소리로 업계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중 일부는 올해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해 사업주는 뒷전에 놓고 근로자만 바라보고 현실성 없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거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냈다.

이와 함께 업계는 정부가 내년에도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최저임금 상승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주장하는 논리에 대해선 언론보도가 적은 것 같다"며 "30년간 이어나간 경제추세를 바꾸려면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고위관료들의 잇단 현장 방문을 보면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에는 귀를 닫고 당위성만 강요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이라도 현장의 '진짜'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진규 기자 (jkmedia@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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