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실명제 첫날…시장은 예상 밖 '잠잠'

[머니투데이방송 MTN 조정현 기자]


[앵커멘트]
350만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가상통화 실명제 시행 첫날, 예상과 달리 은행 창구에서 큰 혼란은 없었습니다. 은행들은 투자자의 신규계좌 개설을 사실상 막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거래소에 대한 가상계좌 발급을 더디게 하면서 실제 신규거래가 활발해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조정현 기잡니다.

[기사내용]
실명제 첫날, 은행 창구는 여느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시행이 이미 예고됐던 만큼 계좌 개설 수요가 사전에 분산됐기 때문입니다.

예상과 달리 계좌 개설도 어렵지 않아 큰 혼란도 없었습니다.

은행들은 가상통화 거래를 목적으로 한 계좌 개설을 불허하기로 가닥은 잡았지만 고객의 항의를 염두에 둔 탓인지 적극적인 확인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은행 관계자 : 웬만하면 그렇게 (가상통화 거래 목적이라고) 되면은 만들어 드리지 말라, 라고 공문은 내려오기는 했어요.]

이번 실명제는 자금세탁 등을 막기 위해 거래소의 가상계좌와 거래자의 은행 계좌를 일치시키는 게 핵심입니다.

이를 위한 거래소의 온라인 실명확인도 일부 지연은 있었지만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이미 은행과 거래소들은 실명제 시행에 앞서 서버 증설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을 마친 상태입니다.

다만 신규 투자가 앞으로 원활할 지는 지켜 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실명제를 위해 기존 가상계좌가 폐기된 만큼, 새로운 투자수요가 가상통화 시장에 진입하려면 은행들이 거래소에 새 가상계좌를 원활히 발급해줘야 하는데, 은행들은 가상계좌 발급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필요한 가상계좌의 10분의 1도 발급받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은행들이 창구 계좌개설은 사실상 막지 않고, 거래소에 대한 계좌 발급에는 속도조절을 하면서 가상통화 시장의 '혹한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조정현(we_friends@m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