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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현대중공업 유상증자에 삼성중공업 주가 출렁…묘한 신경전

권순우 기자


(좌/현대중공업 : 우/삼성중공업)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현대중공업이 1차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밝힌 이후 주가가 장중 한 때 5% 가까이 빠졌습니다. 어제 저녁 1차 유증 가액을 확정하고 권리락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유상증자를 하면 어제(30)까지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은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 신주인수권을 받게 됩니다. 오늘(31일)부터 주식을 사는 사람은 신주인수권을 받을 수 없습니다. 신주인수권 가치만큼 주식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권리락이라고 합니다. 현대중공업의 권리락은 -4.53%였습니다.

권리락이 발생해서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떨어진 것은 당연한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덩달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지만 대장주가 급락하니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장중에 4%, 대우조선은 6.95%나 떨어졌습니다. 현대중공업의 행보와 여파가 조선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다보니 삼성중공업의 심기가 편치 않습니다.

기필코 유상증자를 성공시켜야 하는 조선사들은 그동안 주가 부양을 위해 전력을 다했습니다. 주가가 낮으면 목표한 금액을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주식을 발행해야 하고, 기존 주식의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심리가 악화될 경우 목표한 투자액을 못체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인도가 지연돼 골치덩어리였던 5억 달러 규모의 반잠수식 시추설비를 인도했다는 소식을 비롯해 실적과 직접 관계가 없는 에지나 FPSO가 나이지리아에 도착했다는 소식도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현대중공업 역시 선박용 엔진의 배기가스 세정설비 개발, 500억 규모 발전설비 수주, 쿠웨이트 가스선 3척 수주, 3년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잇따른 호재와 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조선주는 1월 한달 동안 30% 넘게 급등했습니다.

탄탄하게 상승하던 주가가 현대중공업의 유증 절차 때문에 영향을 받다보니 삼성중공업으로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유상증자 계획을 먼저 발표한 것은 삼성중공업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6일 5천억원에 육박하는 적자 전망과 1조 5천억원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시장은 충격을 받았고 삼성중공업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당시 최진명 케이프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의 충격적인 경영전망 발표 이후 투자자들은 조선섹터 투자비중을 축소한다, 투자금을 삼성중공업에서 현대중공업으로 옮긴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투자자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으며 당분간 이 분위기는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삼성중공업 충격이 가실 즈음인 26일 현대중공업 역시 1조 3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습니다. 삼성중공업과 내용은 비슷한데, 이미 충격을 한번 받은 시장의 반발은 덜했습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매는 삼성중공업이 일단 맞았고 현대중공업은 슬쩍 넘어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는 먼저 맞은 삼성중공업이 증자는 나중에 하게 된 것은 정관 때문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정관에 명시된 발행주식 한도가 다 찼고,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 변경을 한 후에 증자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순서가 뒤바뀐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의 행보와 그 파장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조선주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은 아무래도 한정적인데, 두 회사가 원하는 증자 목표액은 2조 8억원에 달합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선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긴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조선업에 대한 투자 여력을 쓸어 간다면 아무래도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가 상대적으로 불안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가 나타나고 유가가 상승하면서 신규 선박, 해양플랜트 발주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랜 수주 절벽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빅2 조선사가 이번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외부 자금에 의존하지 않는 무차입 경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자금 수혈에 나선 두 조선사가 증자에 성공해 안정적인 재무 구조로 보릿고개를 넘기길 기대해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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