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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올리브영, '계륵'이 '황금알 거위'가 되기까지

머니투데이방송 안지혜 기자2018/02/02 08:00

(좌)허민호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부문 대표.

[머니투데이방송 MTN 안지혜 기자] 국내 화장품 채널의 '대세'가 로드숍에서 헬스앤뷰티(H&B) 숍으로 탈바꿈하면서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다수 로드숍이 중국 사드 직격탄으로 고꾸라진 가운데 올리브영은 25~30% 성장세를 지켰다는 전망이 나온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헬스앤뷰티 숍인 올리브영은 1999년 CJ제일제당 내 사업부에서 시작했다. 90년대 말 당시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서 부츠, 마츠모토 키요시 등 '드럭스토어'가 흥행하는 것을 보고 이재현 현 CJ그룹 회장이 발빠르게 드럭스토어 모델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는 의약품 판매 규제가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 의약품은 제외하고 화장품에 집중, '한국형 드럭스토어'의 모델을 제시했다.

본격적인 외형 성장 계기는 사업 시작 10여년 후인 2008년 허민호 대표 영입 후 마련됐다. 신세계백화점 출신으로 동화면세점을 거쳐 CJ올리브영에 합류한 허 대표는 소비자 접점 마련을 위해 매장 늘리기에 주력했다. 2008년 57개이던 전국 올리브영 매장은 2011년(152개), 2015년(552개), 2017년 상반기(950개 추산) 가파르게 늘었다.

공격 출점은 한때 출혈로 이어지기도 했다. 올리브영은 2011년(69억원), 2012년(8억원)에 이어 2013년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1위 H&B숍이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CJ그룹 내 '계륵'으로 여겨졌던 이유다. 그동안 시장성을 보고 사업에 진출했던 경쟁사들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사라졌다. 2012년 신세계가 선보인 '분스'는 매년 적자를 내다 결국 철수 수순을 밟았다.

반등은 2014년 부터 본격화됐다.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수 제품군을 갖춘 H&B숍이 화장품 로드숍을 앞지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미국, 프랑스 등지에서 드럭스토어를 이용해본 소비자가 증가한 것도 주효했다.

올리브영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상품 발굴에 주력했다. 이 작업에서 허 대표의 상품기획(MD) 경력이 시너지를 냈다. 허 대표는 20대 소비자를 타깃해 트렌드 방향을 제시하고, 중소기업 아이디어 상품 발굴에 집중했다. 시장에서 떠오르는 해외직구 아이템 역시 빠르게 캐치해 매대 위로 가져왔다. 그 결과 올리브영 매출은 2014년(5800억), 2015년(7603억), 2016년(1조 1270억)까지 매년 수직상승했다.

그동안 CJ그룹내 올리브영의 위상도 달라졌다. 앞서 임수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리브영이 CJ그룹의 최대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앞으로 3년이면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제일제당 수준의 순이익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5년 동안 올리브영 매출이 연평균 40%씩 늘면서 그룹내 '계륵'이 '황금알 거위'로 탈바꿈한 것이다.

앞으로 성장 과제로는 '차별화'가 꼽힌다. 최근 왓슨스와 롭스, 부츠 등 후발주자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탑동점, 에버랜드점 등 지역별 맞춤 매장을 늘리고 화장품을 넘어 식료품과 헬스용품, 문구까지 제품군을 넓히는 이유다.

하지만 그간 '중소기업 동반성장 기업'으로 꼽혀 온 올리브영이 제품군 확장 과정에서 지역내 소상공인과 취급 품목이 겹치는 것과 출점규제, 거리제한 등 유통법 사각지대에서 무분별하게 확장하고 있다는 지적을 어떻게 극복할지는 해결 과제로 꼽힌다.

안지혜기자

whys@mtn.co.kr

차를 반쯤 마셨는데, 향은 그대로. 그런 기사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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