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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복권보다 비트코인이 낫다?…통제권 이탈의 현실

이민재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민재 기자] #한 복권회사 직원이 가상화폐 서적 코너 앞을 서성거립니다. 한참을 머뭇거리다 결심이 섰는지 비트코인 관련 책을 집어 듭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정의와 현 상황, 투자 방법 등 수권의 책을 쌓아놓고 읽습니다.

"(정부) 발표를 보고 관심이 생겼는데. (복권보다)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에 알아보려 왔습니다. 투기라고 알곤 있지만 다들 하고 있기 때문에"

#3D프린트,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IT기술을 다루는 연구원은 2년 전부터 가상화폐 투자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미래 신기술에 대한 투자입니다."

비트코인은 1세대인 만큼 분석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자리 잡았고, 현재 ICO(가상화폐공개)를 한 새로운 가상화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 주식 거래 등 제도권 금융 상품처럼 분석을 할 수 있다고 자신도 합니다.

"해외 정보 사이트와 각종 뉴스를 살핍니다. 코인이 믿을 만한 나라, 거래소에서 거래되는지를 보고 개발자에 대한 정보, 어떤 콘텐츠를 담고 있는지, 마케팅이나 활동이 활발한지 등을 살펴야 합니다. 주식 공부하고 비슷하다 생각합니다."

일확천금이 목표인 복권 회사 직원은 '베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신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원은 미래 가치 '투자' 에 열중입니다.

불과 한 달 전 일입니다. 가상통화를 두고 베팅이냐 투자냐를 두고 논란이 됐지만 '가즈아'는 매 한가지였습니다.

지난해 12월 28일 정부가 발표한 '가상화폐 투기근절 위한 특별 대책'에서 가장 센 말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였습니다. 이후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부처 간 협의를 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같은 발언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실명제과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이 구체화되면서 약발이 먹혀 들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800만원 대까지 내려앉았다 900만원 대에서 오르지 못하고 있고 이더리움, 에이다, 리플도 하락세입니다. 지금 가상통화의 시세가 화제의 중심으로 올라섰던 지난해 12월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습니다. 지난 석 달 사이에 벌었던 돈은 말 그대로 증발했습니다.

문제는 아직 가상통화에 대한 악재가 더 남았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실명제 시행 이후에도 은행들이 가상통화 거래소에 대한 신규 계좌 발행을 거의 하지 않고 있고, 거래소는 해킹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의 모니터링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가상통화 계좌를 대여해달라며 불법을 종용하는 '가상통화 구매대행업체'와 가상통화를 이용하는 보이스피싱 사례도 급격하게 늘어 이 시장에 대한 신뢰도 마저 점차 금이 가고 있습니다.

해외도 마찬가지입니다. 테더가 가격 조작 의혹을 받고 있고 페이스북은 가상통화 광고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정부의 규제도 강화 추세입니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코스닥 시장 활성화가 단기적으로 가상통화 투자자들의 눈을 돌리고 있는데다, 장기적으로는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관리 감독하는 페드코인(Fedcoin)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는 것도 악재입니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페드코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중국, 영국, 일본 등도 고려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화폐는 신뢰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민간에서 무분별하게 생겨나는 가상화폐와 정부가 관리하는 가상화폐가 있다면 승자는 후자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달 9일 가상통화 전담조직을 만들고 디지털 법정화폐 발행 연구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한은은 BIS 등 국제기구와 일부 중앙은행들이 논의 중인 디지털화폐 발행에 대해 검토할 예정입니다.

그냥 투기인지, 투자를 가장한 투기인지, 가상화폐 시장이 적절한 투자처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지만 가상통화의 급등락은 현실입니다. 시작은 다를지 모르지만 종국에 처참한 결과는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민재 기자 (leo485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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