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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리포트]채용비리 의혹 확산…은행권 '살얼음'

조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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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조정현 기자]
[앵커멘트]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은행권이지만 요즘 긴장감이 역력하죠.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고 CEO 리스크로 확산된 상황입니다. 살얼음 걷는 은행권 상황, 조정현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사태를 촉발한 건 우리은행이었죠? 당시에도 간단히 끝날 일이 아니다, 란 전망이 많았는데, 결국 은행권 전반에 의혹이 확산된 상황됐군요?

기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우리은행 내부 문건을 입수해 공개한 게 지난해 10월 17일이었으니까, 벌써 넉달이 넘었습니다.

경과를 간단히 살펴보면, 이후 보름만에 이광구 행장이 스스로 물러났죠.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부터 두차례에 걸친 특별검사를 통해 모든 시중은행의 채용 현황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등 5개 은행에서 22건의 의혹 사례가 적발돼, 이들 은행들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 등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상황입니다.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확산되면서 은행권 공동의 채용기준을 만드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장의 말입니다.

[김태영 / 은행연합회장 : 은행권 공동으로 저희가 채용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고 이런 부분이 감안된 그런 채용 모범 규준을 같이 한번 만들어 볼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검찰 수사 강도가 꽤 높은 걸로 전해지죠? 은행권의 긴장감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기자> 단적인 예로 지난달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에 대해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은행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혐의를 소명해 볼 여지가 있다고 법원이 판단해, 영장이 기각되긴 했죠.

하지만 이 행장의 직접 개입 정황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고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부분이 없었던 만큼, 은행권은 영장 청구 자체만으로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검찰은 은행들의 인사 관련 자료를 확보해 우리은행 이외 5개 은행에 대한 채용비리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는데요.

조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들 은행과 금융지주 수장은 금감원 중징계를 받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채용비리발 CEO리스크가 벌써부터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특히 타겟이 되는 곳이 하나은행, 국민은행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금감원 조사 결과 드러난 의혹 22건 가운데 13건을 하나은행이 차지했습니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SKY 출신들의 점수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올려줬다는 게 금감원 판단입니다.

국민은행의 경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누나의 손녀가 합격했는데, 서류에서는 최하위권이었다가 면접 과정에서 순위가 급격히 올라 합격한 부분이 문제가 됐습니다.

국민은행 측은 "각 면접 단계마다 점수가 초기화되는 제로베이스방식이 적용되는 만큼 채용 과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해명했습니다.

윤 회장은 오히려 최근 자사주 1,000주를 매입하면서 리더십 강화 전략을 택했는데요,

채용비리 의혹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앵커> 스카이 출신들에게 가산점을 줬다, 이런 부분을 은행의 자율적 인사권으로 받아들여야 할 지, 논란이 있을 수 있겠군요?

기자> 내부적으로 법리검토에 착수한 은행들은 법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처럼 명문대생들에게 점수를 더 준 경우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근로기준법 등 관련법을 봤을 때 명문대생 등 고학력자에게 가산점을 준 것을 위법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뚜렷하게 비리로 드러나는 부분은 단죄를 받아야 하겠지만 금융감독원이 일부 정황에 대해서는 너무 포괄적인 잣대를 들이댄 것이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

[오정근 / 금융·ICT융합학회장 : 은행권의 채용비리 문제는 조사를 해 봐야 나오겠지만, 금융 회사마다 자기들이 회사의 특성에 맞는 필요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자율성을 존중해 줘야만이 우리 금융산업이 필요한 사람을 채용해서 금융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많은 은행들이 적발된 만큼 의혹에서 비켜간 은행들이 주목받을 만 하겠군요?

기자> 대형은행 중에선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기업은행에서 비리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은행권 안팎에선 이들 은행에는 베테랑 조사관이 나오지 않았다, 인사팀의 컴퓨터 백업 기간이 짧았다는 등의 말들도 나오곤 있지만, 상대적으로 터 엄격한 기준을 채택했다는 분석이 더 합리적입니다.

실제로 이들 은행들은 필기를 통과하면 면접 단계에선 지원자들의 이름을 지우고 번호로 표기하는 등의 방식을 시행 중이고요,

농협은행은 타 은행들과 다르게 면접위원에 외부인을 포함시켜 감시의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동생 아들이 면접에서 떨어져 가족들에게서 회장의 힘이 그것밖에 안되냐, 란 농담성 핀잔을 들었다던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 회장의 과거 발언이 다시 조명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사례들이 앞으로 나올 은행권의 새로운 채용기준 수립에 모범이 될 수도 있겠군요. 앞으로 관련 소식이 이어질텐데, 계속 전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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