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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올림픽 조직위, 일방적 지원 중단에 응원 봉사자 계획 수포로

유지승 기자

강원도청이 올림픽조직위에 전달해 진행하기로 합의한 응원 봉사자 지원 계획 공문 일정 일부

[머니투데이방송 MTN 유지승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가 올림픽 지원에 나선 시민 응원 봉사자들의 입장권 지원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조직위가 미리 약속한 지원을 한순간에 중단하면서 전국에서 모인 응원 봉사자들(범국민코리안서포터즈)은 수 개월에 걸쳐 준비한 응원은 커녕 경기장에 입장조차 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했다.

범국민코리안서포터즈는 학업과 생업을 미루고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모인 응원 단체다. 올림픽에서 비인기 종목을 응원하거나 소외된 약체국을 격려하고, 현장 질서를 알리는 등 조직위가 챙기기 어려운 부분을 지원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다.

'범국민코리안서포터즈'는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조직위와의 응원 일정을 약속했다. 범국민코리안서포터즈 참여자들은 자비를 모아 버스와 식대 등 비용 일체를 부담하고, 조직위는 입장권을 지원하기로 했다.

조직위가 지원하기로 했던 입장권은 '패션티켓'으로 이는 조직위가 경기장이 텅비는 '노쇼' 사태에 대비해 자원봉사자들이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준비됐던 티켓이다.

정식 좌석이 없는 탓에 응원단들은 관람객들이 오면 바로 자리를 비켜주고 서서 응원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말 그대로 텅빈 관람석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조직위가 지원하는 입장권이기 때문이다.

패션티켓 관련 공지문으로, 해당 입장권은 좌석이 주어지지 않아 관람객이 많을 경우 서서 응원해야 한다는 내용


당초 조직위는 '패션티켓'을 범국민코리안서포터즈에 약 1500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맞춰 서포터즈는 전국 각지의 시민들을 모았고, 수 개월에 걸쳐 응원 일정을 짰다.

하지만, 조직위는 패션티켓 지원을 지난 18일부로 중단했다. 이날까지 지원받은 입장권은 400장으로 당초 계획한 규모의 4분의 1이다. 이 때문에 서포터즈는 자비로 입장권을 구매하거나 지자체에 표를 지원 받아 남은 일정 일부를 소화했다.

범국민코리안서포터즈 관계자는 "지난 18일 오전에 이어 저녁 응원에 나선 서포터즈들이 평창 내 극심한 차량 정체로 4시간 넘게 경기장에 진입하지 못했다"며 "조직위가 이런 상황 파악도 하지 않은 채 계획 중단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도로공사 강원본부 대관령영업소와 강릉영업소에 따르면 지난 18일은 올림픽 경기장 인근에 역대 해당 영업소 통행량 중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이례적인 교통난을 빚었다.

주말과 설을 맞아 관광객과 귀성·귀경 차량이 한번에 몰렸기 때문인데, 당시 극심한 교통 체증으로 인해 일정 차질 등을 입으면서 조직위의 교통 대책에 대한 불만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범국민코리안서포터즈 관계자는 "생업과 학업까지 미루고 응원에 나선 시민들이 조직위의 통보로 한순간에 응원 봉사를 하지 못하게 돼 망연자실 했다"며 "입장권 담당자에게 당시 상황에 대한 양해를 구하려 했지만, 전화조차 받지 않고 수신거부를 해놨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기자도 조직위 측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담당자는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 메시지를 확인하고도 답장을 하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지만, MTN이 취재에 돌입한 직후, 담당자는 돌연 코리아서포터즈와의 응원 일정을 중개한 강원도청에 뒤늦게 잘못을 인정한다며 언론 보도가 되지 않게 막아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국민코리안서포터즈 측은 "양낙훈 조직위 입장권기획팀장이 강원도청에 이 문제가 언론에 보도가 되지 않도록 서포터즈 측에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수 십번 연락했지만 답장조차 주지 않았던 담당자가 우리 측에 보도를 막아달라고 요청하는 부분에 실망감이 크다"며 "일각에선 관람객이 부족할 것이 우려될 때는 지원 요청을 해놓고, 표가 매진되니 봉사자들을 버렸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또 "패션티켓은 애초에 좌석이 없기 때문에 빈자리나 서서 응원을 해야 한다"며 "우리는 일어나서라도 소외된 종목과 국가를 응원하고 싶었지만 모든게 수포로 돌아가 봉사자들의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유지승 기자 (raintre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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