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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평행선 달리는 금호타이어 노사…합의 조건은?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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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앵커멘트]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냐 해외매각이냐의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노조는 해외 매각에 결사반대를 하고 있고, 경영진은 해외 매각을 하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며 설득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간극은 좁혀졌는지 권순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 권 기자. 최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금호타이어 노조는 부분 파업에 이어 지난 14일 총파업을 단행했습니다. 약 4천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했고 생산차질은 약 36억원으로 추산됩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고공농성을 벌였다가 총파업을 계기로 내려왔습니다. 그렇다고 투쟁을 멈춘 것은 아니고, 대정부투쟁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금호타이어 경영진은 노조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15일에는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노조원의 가족들을 만나 회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노조 집행부를 설득할 수 없다면 사원과 가족들 개개인을 설득하겠다는 겁니다.

또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갈 경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협력업체와 지역 상권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1만여 협력업체와 금호타이어 공장 주변 식당 주인까지 성명에 참여했습니다.

앵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이번 달 말로 데드라인을 정하긴 했지만 이전에도 몇차례 만기 연장을 했었습니다. 또다시 연기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까?

기자) 어제 채권단 고위 관계자를 만나서 관련 내용을 물어봤습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는 정말 데드라인을 지킬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데드라인이라는 것은 채권단 대출 만기일입니다. 만기일에 대출을 갚지 못하면 부도가 나기 때문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금호타이어 대출 만기일은 이미 지났기 때문에 채권단의 판단에 따라 데드라인을 정할 수 있는 겁니다.

문제는 만기일을 연장해줄 수 있는 은행 대출 뿐 아니라 협력업체 거래대금, 회사채, 기업어음, 해외 채권 등도 있다는 겁니다. 그 규모가 약 6천억원 가량 됩니다. 지금까지는 직원들 월급도 체불해 가며 비협약 채권을 갚아 왔는데요. 4월 이후에는 그마저도 갚을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해외 매각이 되면 정상화 가능성이 높고, 법정관리에 가면 청산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두가지 선택지의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대출 만기를 연장하며 시간을 벌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금호타이어는 해외 매각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까?

기자)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이 해외 금융회사에 갚아야 할 비협약 채권 규모만 4천억원이 넘습니다. 그 돈을 신규로 투입하지 않으면 부도가 납니다. 문제는 누가 신규로 자금을 투입할지입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기대했던 것은 국내 대기업이 신규 자금을 투입해 금호타이어를 회생시키는 방안이었습니다. 국내 대기업도 접촉을 해봤지만 대출 1조원을 탕감해 달라는 등 지나친 요구가 있어 선택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은행이 모두 뒤집어 쓰는 방식도 있는데 그럴 경우 1조 8천억원에 달하는 돈이 필요합니다. 그런 선택을 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앵커)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이 되면 살아날 수 있습니까?

기자) 산업은행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 공장 정상화입니다.

금호타이어는 2006년 이후 3년간 차입금을 1조 6천억원 늘리며 중국 공장에 대규모 증설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낮은 품질의 타이어 생산을 하다가 이미지가 나빠져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채권단이 국내 대기업보다 더블스타 매각을 선택한 이유는 중국 업체가 인수를 해야 중국 공장을 정상화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일단 더블스타는 중국에 4500여개의 판매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중국 현지 완성차 업체 납품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중국 현지 금융회사로부터 받은 대출도 7천억원가량 됩니다. 아무래도 중국 업체라면 중국 금융회사 대출의 만기 연장 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 매각이 되면 임직원들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우선 더블스타는 임직원들에게 3년 간 고용 보장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또 3년 간 지분 매각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매각 이후에도 채권단은 5년 간 지분을 보유해 주요 주주로서 견제할 예정입니다.

지난 주말 김종호 회장과 산업은행은 중국 더블스타를 방문해 독립경영도 약속을 받았습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에 신규자금을 투입하면 산업은행은 2천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 자금이 투입되면 노후화된 금호타이어 공장도 개선이 될 수 있다는게 채권단의 설명입니다.

앵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 매각에 왜 반대를 하는 겁니까?

기자) 외국 자본, 특히 중국 자본에 대한 공포가 있습니다. 최근 GM 사태에서도 보면 그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군산공장이 하루아침에 폐쇄가 됐습니다. 이전에 쌍용차는 상하이자동차에게 인수됐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적도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3년 간 고용 보장을 받는다고 해도 3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 매우 불확실하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3년 후가 되면 어차피 고용 불안에 시달리게 될 테니 차라리 법정관리를 선택하겠다는 겁니다.

또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 문제가 시급한 만큼 더블스타가 인수를 하면 중국 공장 정상화에 국내 공장이 이용만 당하다가 '먹튀'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앵커) 노조가 기대하는 대로 법정관리를 가도 생존은 할 수 있습니까?

기자) 이 부분은 노조도 자신이 없다고 밝히고 있고 채권단은 아예 청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법정관리에 가게 되면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와의 관계가 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산량의 절반 이상은 수출하는 금호타이어 국내 공장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노조가 반대하면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은 불가능합니까?

기자) 불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노조가 반대하면 더블스타에서 인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인수 주체인 더블스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노조를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 점입니다. 인도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인수할 때 노조를 먼저 찾아가 향후 자신들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노조를 설득했습니다.

지난해부터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해온 더블스타는 노조 직접 설득은 물론 그 흔한 기자회견 한번을 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남은 2주 동안 인수자인 더블스타가 진정성있는 태도로 노조를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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