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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X됐다'·'이닦아XX'…B급 마케팅이면 '프리패스'?

안지혜 기자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 일부 캡처

[머니투데이방송 MTN 안지혜 기자] B급=A급이 아닌 것=정통 양식을 벗어난 것.

국내 생활용품 시장점유율 1위의 'A급' LG생활건강이 'B급 마케팅'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회사가 이달초 SNS에 올린 세탁세제 광고의 제목은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로, 부제는 '불토에 일 시킨 대가다'이다.

영상속 화자는 광고주가 '불土'에 일을 시켰다며 파격적인 내용으로 영상을 시작한다. 비속어도 서슴지 않는다. '아니 씨X 일을 무슨 불토에 시키냐고.' '막상 하려고 보니까 X나 간사하게도 좀 짜증이 납니다' 'LG생활건강 마케팅부서는 ㅈ됐따리.'

익살스러운 웹툰과 반복적인 리듬의 노래가 뒤섞인 이 영상은 페이스북 업로드 2주 만에 4천회 공유, 유투브에서는 120만회 가까이 재생되는 등 큰 바이럴 효과를 누리고 있다. "병맛이긴 한데 집중하게 된다" "액체형으로 광고 한 번 더 찍으면 좋겠다" "제품 이름 잘 못 외우는데 쏙쏙 박힌다" 등 댓글 반응도 폭발적이다.

2016년 이 제품이 처음 나왔을 때 배우 김희애씨가 찍은 TV CF의 유투브 조회수가 2천회가 안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소비자의 관심은 확실히 더 뜨겁다.

LG생건은 지난해 9월에도 일본의 견종 시바견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업체 '시로&마로'와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자사 베스트셀러인 페리오 치약에 '시바'를 붙여 '개운해 시바' '이닦고 잠이나자라 시바' '놓치지마 시바' 등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보통 소비층이 전연령에 걸쳐있는 생활용품이나 식품 등 제품군은 소비자의 눈높이를 고려해 보수적인 마케팅을 전개한다. 업계 내에서도 LG생건의 이번 시도들이 '놀랍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회사 측은 치열해지는 시장경쟁 속 2030세대 1인가구를 겨냥해 이같은 시도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B급 마케팅은 서브컬쳐에 대한 존중과 다양한 개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많은 분야에서 젊은층을 소구하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B급 마케팅이란 '방패' 아래 욕설까지도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LG생건의 세탁 세제 광고는 영상 내용과 달리 실제로는 마케팅 부서의 컨펌을 거쳤지만 '씨X' 'X나' 등 욕설이 가감없이 활용됐다. 치약 제품 역시 캐릭터 자체가 일본의 견종을 모티브로 했다지만 기능 보다 캐릭터명을 내세운 네이밍이 '눈길끌기'란 의도를 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회사 측은 타깃 소비자가 20~30대 성인이라 항변한다. 하지만 요즘 SNS 콘텐츠 소비에는 남녀노소 연령이 따로 없고, 어린 아이들이 볼 가능성도 크다. 국내 대표 생활용품 기업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기능 보다는 강렬한 이름이 먼저 부각되면서 소비자 선택을 호도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1분 30초짜리 '피지' 광고에서 제품 소개는 단 20초가 전부다. 무엇보다도 1위 기업의 이런 시도는 업계 내 새로운 스탠다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울림이 적지 않다. 실제로 업계 일부에서는 "저런 파격적인 시도가 부럽다"는 반응까지 나오기 때문이다.

B급 마케팅의 묘는 상식과 파격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데 있다. 이를 조금만 더 나가도 '저질'이란 뭇매를 맞기 쉽다. 재미와 효과를 모두 지키는 A급 같은 B급 마케팅은 없을까. '3탄'을 준비중이란 LG생건이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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