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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김흥국 성폭행 논란' 속 보험설계사 직업 폄하 난무

최보윤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보윤 기자]
(출처 뉴스1)

가수 김흥국씨의 성폭행 논란이 진실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라 주장하는 여성 A씨와 같은 직업을 가진 보험 설계사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보험 설계사 말을 어떻게 믿나", "한 건 하려다 잘 안됐나보군", "보험설계사는 다 사기꾼" 등 A씨의 직업인 보험 설계사를 폄하하는 악성댓글들이 난무하고 있어서다.

지난 10여년간 보험설계사 일을 해온 B씨는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며 "당사자를 향한 2차 가해를 넘어 동종업계 설계사들에게 3차 가해를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설계사 역시 "그동안 고객들의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해 주기 위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 왔다"며 "물론 일부 잘못된 판매 관행 등으로 오랜 기간 신뢰를 잃은 측면이 있지만 다시 한 번 보험설계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수준을 확인하게 됐고, 깊은 상실감마저 느꼈다"고 고백했다.

국내 보험산업은 설계사 중심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행(방카슈랑스)이나 온라인, TV홈쇼핑, 전화(텔레마케팅) 등 판매채널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보험가입은 설계사를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설계사 등 대면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 비중이 전체의 90~98%를 차지했다(수입보험료 기준, 2006~2016). 반면 온라인과 홈쇼핑ㆍ전화 등의 판매 비중은 빠른 속도로 커졌으나 아직도 1~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설계사들이 수당을 위해 불리한 보험 상품을 팔 것이란 의심이 팽배하지만 실제 '불완전판매' 비율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25개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비율은 평균 0.17%로 나타났다. 전화(0.3%)나 TV홈쇼핑(0.29%), 온라인(0.28%)의 불완전판매비율 보다 절반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보험은 특히 장기간 가입해야 하는 금융상품으로 제대로된 이해를 통해 보험사와 상품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꾸로 그 어려운 '선택'을 도와주고 꾸준히 관리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설계사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믿고 맡기는' 경우도 많지만 일부의 경우 불만이 생기면 설계사에게 폭언ㆍ폭행을 휘두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심각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업무 환경인 것이다. 그렇다고 억울함을 호소할 곳도 마땅치 않다. 설계사들은 '삼성생명', '한화생명' 같은 대기업 명함을 사용한다 해도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이다.

D설계사는 "심각한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지만 참고 또 참아야 한다"며 "나의 잘못이 아니어도 울타리가 돼야 할 보험회사에서는 오히려 설계사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설계사들은 영업현장에서 고객들의 인식 탓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신뢰를 쌓기 위한 개개인들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보험회사, 정부 등의 조직적 노력도 강화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가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의 노동 기본권을 강화하고 처우개선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사회적 인식 제고'가 더 시급한 과제라고 울부짖는다.

법조계와 교육계, 문화예술계, 언론계 등 각계 각층에서 '미투'가 터져나오고 있지만 이처럼 폭로자의 직업을 비하한 적이 있었나. 우리가 직업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이 있듯 네티즌들은 30만 보험설계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막무가내식 비난을 멈춰야 할 것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최보윤 기자 (boyun7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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