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013년 하나은행 채용, 32명 특혜"…검찰에 넘기기로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민재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흥식 전 금감원장 사퇴의 배경이 된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조사한 결과 총 32명의 특혜 합격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2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하나은행 신입행원 채용 시 최용 합격자 229명 중 추천 등에 따른 특혜 합격자는 32명이다.

이중 행내, 외 주요인사 추천이라는 특혜를 받아 합격한 지원자는 105명 중 16명이다.

문제가 됐던 최 전 원장이 추천한 지원자는 서류전형 점수가 418점으로 합격기준 419점에서 1점 미달했지만 서류 전형을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

당시 하나금융지주의 인사팀장이 추천한 지원자는 서류 전형 및 실무 면접 점수가 합격 기준 미달이었고 합숙 면접에서 태도 불량으로 '0점'처리 됐음에도 최종 합격했다.

금감원은 추천 기록에서 ''김ㅇㅇ(회)''으로 기재돼 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김정태 회장의 추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이 추천한 지원자 6명 중 4명이 합격했는데 이 중 3명은 서류 전형과, 면접 단계에서 합격 기준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당시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였던 함영주 은행장이 추천한 지원자는 서류전형과 실무 면접 접수가 합격 기준에 미달했음에도 임원 면접에 올라 최종 합격했다.

이외에 국무조정실, 청와대 감사관 조카 추천으로 표기된 지원자 역시 합격기준 미달이었음에도 최종 합격했다.

최종면접에서 남녀를 차별한 사례도 발견됐다.

임원면접에서 합격권 내의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대신 합격권 밖에 있는 남성 2명의 순위를 높여 특혜 합격했다.

하나은행은 남녀 차등 채용을 서류 전형 단계부터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하반기부터 남녀를 4 대 1로 차등 채용하기로 하면서 여성 커트라인이 남성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금감원은 남녀 차별 없이 커트라인을 적용했다면 여성 합격자는 619명 늘고 남성은 그만큼 줄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정대학 졸업자에게 특혜를 부여하기 위해 탈락자 14명을 합격 처리한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정황,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소지와 관련된 이번 자료를 검찰에 넘기고 수사에 협조할 방침이다. 이후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관련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지난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하나은행 신입행원 채용에 지인 아들을 추천한 것이 채용 청탁이라는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달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금감원은 최성일 부원장보를 중심으로 하나은행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고강도 특별검사에 진행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민재 기자 (leo4852@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