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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증시만상]그들은 왜 주식을 팔았을까

김성호 부장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성호 부장]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사태가 일파만파다. 직원의 실수(?)로 현금으로 해야 할 배당이 주식으로 배당되고, 발행 주식 수를 훌쩍 뛰어넘는 존재 하지 않는 주식이 정상적으로 거래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직원의 주문 실수로 시작된 '인재'를 넘어 주식거래의 각종 시스템적 오류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사태의 원인이야 감독 당국이 직접 조사에 나섰으니 조만간 밝혀질 일이겠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이 어차피 손에쥐지 못할 돈에 왜 그토록 무모한 행위를 했느냐는 점이다.

은행처럼 잔고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입출금이 자유로운 것과 달리 주식은 매도 후 이틀 뒤에야 결제가 이뤄지고 이를 현금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회사 직원들에게 입고된 주식이어서 대상이 분명하고, 기록이 확실히 남아 있어 잘못 입고된 주식을 매도해 이익을 얻기란 불가능하다. 그것도 증권사에서 주식매매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아는 애널리스트가 이런 행위를 했다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주식 매도를 놓고 다양한 설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삼성 차명계좌의 일환이 아니냐, 그동안 자행해 온 불법 공매도가 이번에 터진 것 아니냐 등 단순히 일확천금을 노린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차원을 넘어서는 의심들이다. 그만큼 이들의 행위가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인의 일탈로 보기는 정말 어려운 것일까.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대화를 해보니 자신들도 물욕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계좌에 나도 모르는 100억원이 넘는 가치의 주식이 들어와 있다면 당장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이성을 잃을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이같은 일이 전무후무하다 보니 법원 판례도 찾아보기 힘들어 충분히 법적 다툼도 가능하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거액의 돈을 눈앞에 두고 인생 배팅을 걸었다고밖에 설명이 안 된다.

실제 주식을 매도한 삼성증권 직원들도 "오전에 보유 주식을 모두 정리하려 했다" "잘못 입고 된 주식이 실제 거래가 되는지 확인해 보려 했다" 등 원초적 이유를 대고 있다. 다만 대부분 주식투자자들은 이런 그들의 얘기에 코웃음을 친다.

시스템적 오류야 따져 나가다 보면 확인이 가능하지만 그들이 왜 주식을 팔았는지에 대해선 미스터리로 남을만 하다. 하지만 그것이 물욕이든 아니든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행위에 대한 무거운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성호 부장 (shkim03@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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