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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정보와 광고 사이… 혼란스러운 네이버 검색

조은아 기자

네이버 본사 외경
[머니투데이방송 MTN 조은아 기자]

우리나라 검색 엔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네이버 검색. 전문지식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구글에 없는 전국방방곡곡의 정보를 바탕으로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네이버는 이러한 특색을 최대한 살려 국내 지역 정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여기엔 맹점도 있다. 바로 광고다.

'여의도 치킨'을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하면 화면 상단에 여의도 치킨과 관련된 광고화면인 '파워링크' 정보가 뜬다. 화면을 좀 더 아래로 내리면 '플레이스' 섹션으로 구분되면서 지도와 함께 관련도 높은 순으로 치킨집 목록이 안내된다.

이번엔 '여의도 OO치킨'이라고 브랜드 이름을 넣어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하면 어떨까. 광고화면부터 나온 첫 검색어와 달리 '어디로 배달해드릴까요?'라는 문구와 함께 브랜드 대표 메뉴 사진과 가격이 나오면서 '주문' 버튼이 뜬다. 버튼을 터치하면 곧바로 치킨 주문이 가능한 것이다.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이 두 검색어는 분명히 다른 결과물의 콘텐츠를 내놓는다. 둘다 '치킨'이라는 상품의 정보를 연결해주지만 첫번째 검색은 '광고'라는 표현이 적시된 업체의 정보가 나온다. 반면 두번째 검색은 상품의 메뉴별 상세정보가 나오고 구매로 이어지게 유도하는 정보가 곁들여진다.

흥미로운 건 두번째 콘텐츠도 내용을 살펴보면 광고와 정보 사이에 발을 걸치고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 검색어가 연결한 정보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의 DB에서 나온 것이다. 네이버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홍보하고 있는 소상공인업자들의 상품내용이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노출되는 것으로,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콘텐츠가 검색과 결합되면서 정보성 콘텐츠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화면에는 배달의민족의 DB라는 사실을 알리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네이버는 우아한형제들 뿐 아니라 다양한 O2O 기반 서비스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각종 '광고성' 정보를 중개하고 있다. 부동산, 항공권, 숙박 등 분야도 다양하다. 중개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큰 비용 부담없이 국내 최대 포털에 자신들의 콘텐츠가 노출되면서 광고효과를 높일 수 있다.

네이버 측은 "콘텐츠 제휴는 다양한 정보를 한 곳에서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광고가 아닌 정보라고 볼 수 있다"며 "검색광고 사업영역과도 무관하며 일부 비용을 받고 있는 것 역시 시장의 특성상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네이버의 콘텐츠 제휴는 서비스 영역마다 업체들의 비용부담 정도가 다르다. 서비스 사업자들이 콘텐츠를 기반으로 수수료를 받는지 여부에 따라 수수료 부담이 달라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펜션이나 호텔 같은 숙박 중개 서비스 사업자들과 DB 제공 제휴를 했으면 시장에서 통용되는 수준의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숙박 중개 서비스 사업자들이 이미 개별 자영업자들로부터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영업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지 않는 배달의민족은 해당되지 않는다.

네이버 측은 "수수료 시장이 이미 형성된 분야에서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면 중개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고사하게돼 골목상권을 죽이게 될 것"이라며 "콘텐츠 제휴사업은 경우에 따라 네이버가 DB 구입비를 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과 중개사업자, 그리고 이용자를 연결하는 포털 역할을 통해 상생의 길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용자의 관점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아무리 상품 정보를 찾기 위한 검색어일지라도 특정 업체의 콘텐츠를 화면 상단에서 보기 위한 시도는 아닐 수 있다. 게다가 정보처럼 보이도록 그럴싸하게 포장한 바이럴 광고까지 혼재돼있어 이를 걸러내기 어려운 이용자는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광고 표시 여부도 일관성이 없다. 네이버 내부적으로는 콘텐츠 특성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겠지만, 이러한 기준을 알지 못하는 이용자 입장에선 보여지는 화면의 결과물이 들쑥날쑥하다는 인상만 받을 뿐이다.

정보와 광고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광고성 콘텐츠라는 사실의 인지 여부는 분명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정보와 광고가 구분되지 않으면, 처음엔 모든 결과물을 정보로 인식하다가 어느 순간 광고로 의심하게 경우가 적지 않다. '알고 보니 광고'인 콘텐츠가 늘어나게 된다면 검색 서비스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그동안 네이버가 쌓아온 '검색=네이버'라는 등식이 깨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게 되는 셈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은아 기자 (echo@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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