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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스크 '덫'에 걸린 KT…황창규 회장 물러나나

머니투데이방송 이명재 기자2018/04/17 10:52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명재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소환되면서 KT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KT의 현직 최고경영자가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지난 2014년부터 KT가 법인자금으로 국회의원들에게 4억3000만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수억원에 달하는 이러한 불법 후원금이 국회 정무위원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KT 관련 현안을 다루는 국회의원들에게 집중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황 회장이 지시하거나 보고받는 등 직접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의 수사는 지난해 11월 KT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면서 부터다. KT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사는 것처럼 꾸며 결제한 뒤 현금을 받는 이른바 ‘상품권 깡’ 방식으로 90여명의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후원금을 전달한 것이다.


황창규 회장은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4년 1월 회장직에 올랐다. 황 회장은 취임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연임에 성공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황 회장은 사내, 사외이사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장악하는 등 강력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 황 회장이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한 것은 이를 방증하는 것이다. 정권 외압 등 외부 변수만 없다면 그의 회장직 수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했다.


하지만 KT가 그동안 관행처럼 해 온 국회의원들에 대한 후원금이 발목을 잡아 그의 향후 거취도 불투명하게 됐다.


황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정기 주총에선 지배구조 개편을 놓고 노조와 대립각을 세웠다. CEO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내용인데 이에 대해 회장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로 구성해 본인의 임기를 보장받고 방패막이 역할을 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동안 KT CEO들의 수난은 계속됐다. 남중수 전 사장, 이석채 전 회장은 각각 납품 비리,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임기 도중 사임한 바 있다. 황창규 회장도 이번에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전임 KT CEO들의 전철에서 벗어날 수 없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황 회장의 경찰 소환으로 KT 내부에선 혼란이 가중되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T 정관상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은 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에서 황 회장 본인이 자진사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회장이 각종 불법행위로 기업에 피해를 준 만큼 거취 문제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회장으로서의 자격은 이미 상실했으며 법적 처벌 등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CEO 리스크가 반복되면서 KT는 국민기업 이미지 실추는 물론 5G 최초 상용화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명재 기자 (leemj@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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