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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 사드 보복 1년, 현장은 지금

[이슈&뷰 11] 특이한 기자들
한규석 PD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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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안지혜 머니투데이방송 산업2부 기자
이진규 머니투데이방송 산업2부 기자


왼쪽은 지난해. 오른쪽은 지난 주말 명동 한 면세점의 사진입니다. 여러분 어때 보이시나요. 힐끗만 살펴봐도 고객수 차이가 확연하죠. 왼쪽은 쇼핑백을 가득든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득차 있는데 오른쪽은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매장 곳곳이 텅텅 비어있습니다. 중국의 한한령 '1년'이 바꿔 놓은 주말 면세점 풍경인데요.


최근 한중간 해빙 훈풍이 불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시작으로 지난달 30일에는 양제츠 정치국 위원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했습니다.

양제츠 위원은 문 대통령과 공식 회담자리에서 우리 정부가 제기한 중국의 단체관광 정상화 등 구체적인 사드보복 조치 해제 방침에 대해 이를 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이 발언 직후 화장품과 면세점, 여행업 등 국내 사드와 관련한 대표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했던 것까지 여러분 잘 아실 텐데요. 하지만 사드 보복 해제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1년간 이따금씩 불거져왔습니다. 그때마다 국내 유통업계를 '들었다 놨다' 했지만 대부분 실체없이 사라졌는데요.

우리 기업들이 유커로 인해 호재를 입었던 만큼 사드보복으로 인한 타격도 컸기 때문에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예의주시 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번엔 어떨까요. 현장의 목소리를 함께 들으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방금 들으신 것처럼 사드보복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이진규 기자, 안지혜 기자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먼저 안 기자, 국내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의 금한령이 내려진게 작년 3월 중순이죠. 벌써 1년하고도 1달이 더 지났는데요.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피해 상황을 먼저 짚어봐야 될 거 같아요.


A.네, 우선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기업으로는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가 꼽힙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롯데가 입은 그룹 차원의 피해 규모는 중국 내 롯데마트 영업정지, 현지 대형 건설사업 중단, 롯데면세점 매출 급감 등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급기야 중국 롯데마트는 지난해 9월부터 매각 작업을 진행중이지만 중국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최종 매각 결론이 쉽사리 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마트 역시 실적 악화로 중국 진출 20년 만에 지난해말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올해들어 2월에는 오뚜기가 중국 법인을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면세점과 로드숍에 기반한 국내 화장품 기업 대다수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났습니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입은 피해 규모를 약 8조 5천억원 규모로 추산했는데요. 지금은 4개월이 더 지난 시점이라 전체 피해규모는 이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Q.피해가 만만치 않은데요. 최근 한중 관계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요.

A.네, 최근 한중 해빙 무드가 다시 감지되고 있는 건 맞습니다. 우선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양제츠 정치국 위원이 방한해 사드 보복 해소를 시사했고요.

사드 갈등으로 지난해 열리지 못했던 한중간 경제공동위원회가 최근 2년 만에 재가동 된 것 역시 긍정적인 신호로 읽힙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에는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 입국자 역시 증가했습니다.

작년 3월 중국 정부가 사드보복의 일환으로 한국행 단체관광을 금지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수는 반토막이 났는데요.


지난해 2월 61만명 수준이었던 중국인 입국자의 수는 그해 4월 두 달 만에 24만명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 철회 조짐이 나오면서 올해 1월 32만명 수준이었던 중국인 입국자가 지난달에는 42만명 선까지 회복했습니다.

중국인 입국자가 40만명대를 넘어선 것은 사드보복 이후 1년 1개월 만입니다.



Q. 중국인 입국자도 늘고 있는데 면세점 상황은 어떤가요?


A.중국인 보따리상(따이공)이 늘면서 국내 전체 면세점 매출은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는데요.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전체매출은 15억6001만달러(약 1조6600억원) 규모로 전년 같은 기간 9억3194만 달러(9900억원) 대비 67.4% 증가했습니다.

물론 면세점 매출이 늘었다고 면세점 업계가 환호하는 건 아닙니다. 개별 따이공을 모셔오기 위해 여행사에 지불해야하는 송객 수수료가 늘면서 면세점의 실익은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Q.이런 청신호에 사드보복 해제와 관련 종목의 주가 역시 크게 올랐죠.


A. 네, 양제츠 정치국 위원이 문 대통령을 만난 게 지난달 30일 오후인데요. 그 다음주인 이달 3일, 면세점주인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가 장중 56,3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4일에는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 역시 장중 347,500원을 기록하며 올해 신고가를 찍었고, 11일에는 호텔신라가 역시 장중 한때 52주 신고가를 찍었습니다.

이밖에도 모두투어나 하나투어 같은 여행업 관련주나 오리온 등 식품주 역시 지난달 말 이후 크게 반등했습니다.




Q. 주가는 오르는데 실제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실제 현장 매출도 크게 오르는 분위기인가요?

A.네, 국내 면세와 여행, 호텔업계는 한중 관광산업 정상화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다만 한중 회담 이후 아직까지 중국 당국의 특별한 해제 조치는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통상 한국행 단체여행 제한 조치가 풀렸을 경우 사드 보복 해제가 됐다고 평가하는데요. 아직은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업계 분석입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중국인 단체 비자는 전혀 안 들어왔고 개인 관광객들이 보따리상 형태로 들어올 뿐 중국에서 관광상품 만들고 해야하는데 아직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드가 풀린다고 해도 관광상품을 새로 만들고 모객해서 데려오려면 2~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하반기에나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호텔업계 역시 한국 단체관광이 중국 전역에서 허용된 것이 아니어서 아직까지 뚜렷한 고객 증가세는 느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중국 일부지역에서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데요.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여행객의 증가세가 뚜렷하게 보이진 않지만 지난해와 다르게 베이징과 산둥지역 여행사에서 상품구성과 견적 문의가 점차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비자 제재만 완화되면 1년 동안 눌려있던 중국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Q.화장품 쪽 분위기는 어떤가요.

A. 네, 제가 지난주 금요일에 국내 주요 화장품 로드숍들이 몰려있는 서울 명동을 직접 나가봤는데요. 실제로 느낀 현장 분위기 역시 앞서 이 기자가 말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깃발부대'라고 하죠. 선두에 깃발을 든 가이드가 이끄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들어와야 옛날처럼 '박스째로' 화장품을 옮겨 담는 풍경도 다시 생기고 화장품 로드숍들의 매출도 늘어날 수 있는데요.

한두명 단위의 중국인 개별 관광객만 이따금 보이고 나머지는 대다수가 동남아시아 관광객이었습니다.

지금 화면에 좌우 영상을 비교해 보시면 최근 1년 간 명동 거리를 채우는 여행객의 국적이 조금 달라졌다는 느낌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인들 인터뷰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문형준 / 분식집 운영:
(중국인)단체관광객은 거의 못봤고요. 오히려 동남아쪽이 많고 중국은 거의 개별 여행객들만 자주 오시고...

[상인 A씨: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최고 많이 와요."]

[상인 B씨:
"(중국인 단체관광객이)한 1년 가까이 거의 없다가 요즘에 조금씩 보여요. 그래도 한 종전의 20% 정도 수준..."]

끝부분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일부 늘었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들으신 것처럼 대세로 보기는 힘들 거 같고요.

영상으로 보시는 것과 같이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드나드는 손님이 없이 텅텅 빈 화장품 매장들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대부분 화장품 기업들이 올 상반기 예년과 같거나 이보다 소폭 오른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Q.한국 사업은 별다른 변화 조짐이 없다고 봐야될 거 같은데요. 그렇다면 중국 본토의 사업 현황은 어떤가요.

A.식품업계와 유통업계는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내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농심의 경우 작년 사드 여파로 감소했던 중국 실적이 회복되면서 해외 매출이 두 자리수 성장세로 돌아와 영업이익이 다시 1000억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리온 역시 중국 사업부 실적 회복세의 영향으로 1분기 호실적이 전망됩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한한령으로 인한 기저효과와 춘절 수요 이연으로 4분기 인식하지 못했던 매출이 1분기에 반영된 것 등 착시현상을 고려하면 금한령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요.

화장품 업계 역시 중국 현지에서 왕홍 마케팅 등이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업무적으로 제재 완화를 느끼기에는 어렵다는 반응이었습니다.


Q.그렇다면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봐야할까요.

A. 증권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상보다 한·중 관계가 빠르게 정상화 과정에 들어설 것"이라면서, "5~6월을 기점으로 사드 규제가 완전 철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한중 관계 정상화 속도에 대한 의심이 남아있지만 정상화 계기를 분명히 마련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양제츠 위원의 사드 보복 공식 철회 결과는 매우 의미 있는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사드 보복 해제와 중국 인바운드 관광객 증가는 별개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여행이 막혔던 만큼 중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인기가 떨어졌을 수 있다는 건데요.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저조한 중국 인바운드가 중국 정부의 통제 때문인지 아니면 한국 관광에 대한 수요가 위축된 건지 검증할 시기"라면서, "4월, 5월 중국인 인바운드가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인지 유통업계 대부분 기업들 역시 이번 사드 해제 국면을 주시하면서도 중국 이외의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입니다.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린다고 해도 이번과 같은 리스크가 또다시 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는 만큼 바구니속 계란을 여러개로 나눠 남겠다는 전략인데요.

화장품 업계는 중국 외에 동남아와 미주, 유럽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유업계와 식품업계 역시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국가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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