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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고육지책 or 승부수…이우현 OCI 사장, 13일만에 최대주주 포기

박경민 기자

이우현 OCI 사장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경민 기자] 이우현 OCI사장이 13일만에 OCI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왔다.

OCI는 26일 공시를 통해 이우현 사장이 25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OCI 보통주 25만 7,466주를 처분했다고 밝혔다. 보유 지분의 약 17.6%에 해당하는 양이다.

주식 처분으로 이 사장의 OCI 지분율은 6.12%에서 5.04%(120만2459주)로 낮아졌다.

고 이수영 OCI 회장의 아내 김경자 송암문화재단 이사장과 딸 이지현 OCI 미술관 관장도 같은 날 각각 29만 655주, 33만 392주의 주식을 매도했다.

지난 13일 고 이수영 OCI 회장으로부터 133만 9674주(5.62%)를 상속받으면서 차지한 최대주주 자리는 13일 만에 기존 2대주주였던 이 사장의 숙부 이화영 유니드 회장(5.4%)으로 변경됐다.

상속세 납부를 위해 최대주주자리를 포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우현 사장의 선택을 놓고 많은 관측이 오고가는 가운데 주식 매각 과정에서 '우군'으로 등장한 SK실트론의 존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실리콘 웨이퍼 생산업체로, 이 사장과 김 이사장, 이 관장이 내놓은 주식 87만 8,513주 가운데 약 54.3%는 SK실트론이 가져갔다.

SK실트론은 25일 블록딜을 통해 OCI 지분 47만 6,987주를 754억원에 사들였다. 25일 종가인 15만 8,000원에 그대로 매수한 셈이다.

SK실트론 측은 "양사의 협력강화를 위한 지분 투자"라고 설명했다.

통상 대량의 블록딜이 종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체결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우현 사장 측과 SK실트론 사이 일정한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 하는 관측도 제기된다.

OCI는 지난 2011년 SK실트론의 전신인 LG실트론과 1888억 2,132만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계약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블록딜은 고품질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갖춘 OCI와 반도체 웨이퍼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의 안정적인 수급이 필요한 SK실트론의 협력 강화를 위한 포석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주식 매각이 이우현 사장의 '고육지책'이 아닌 '승부수'라는 시각의 배경에도 SK실트론의 존재에 있다.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에 대한 의문을 해소함과 동시에 든든한 협력사를 확보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노렸다는 진단이다.

SK실트론 차원에서도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win-win)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영 회장 작고 이후 이우현 사장은 적은 지분률로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지분 상속으로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에는 거액의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식매각대금 약 400억원을 활용해 절반가량의 상속세를 납부하게 되면 이우현 사장의 상속세 납부 관련 리스크는 해소될 전망이다. 이 사장은 연봉과 배당금으로 매년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해 주당 1950원을 배당한 OCI는 앞으로 여건이 허락되는 한 1.5% 내외의 배당비율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당이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상속세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하면 이 사장은 매년 200억원 가량의 배당 수익을 상속세로 낼 수 있다.

OCI 사옥

OCI측은 개인적 사정의 지분 매각이 있었지만 이우현 사장의 경영권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재계도 각각 삼광글라스, 유니드를 독자경영해 온 이복영·이화영 형제가 OCI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편 25일 고 이수영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상속받은 이 사장과 김 이사장, 이 관장이 일제히 주식을 매각한 것은 상속세 납부기한을 맞추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주식판매대금이 현금화되기 위해선 이틀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속세는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고 이수영 회장이 지난해 10월 21일 작고했기 때문에 이우현 사장 등의 상속세 납부 기한은 10월 31일로부터 6개월째인 4월 30일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경민 기자 (pk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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