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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투證, 펄어비스 목표가 '절반'에 팔고도 '두배' 수익?

프리IPO 당시 싼값 투자 후 공모가는 '두배'로...'규제 강화' 불러
이대호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대호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기업공개(IPO) 주관 전 투자했던 펄어비스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100% 가까운 차익을 챙겼지만, 매매 시점과 가격 등을 보면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다. IB부문에서 상장 전 낮은 가격에 투자하고 공모가는 높게 잡는 관행이 결국 '규제 강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 사업보고서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투는 지난해 4분기 펄어비스 주식 3만 800주 전량을 처분했다. 총액 33억원 가량이다.

최초 취득금액(17억 6,400만원)을 감안하면 한투가 펄어비스 주식으로 벌어들인 차액은 15억원을 넘는다. 이는 코스닥 상장 전 IB본부가 자기자본으로 투자한 것으로 IB본부 실적으로 잡혔다.

◆ 리서치센터 목표주가 절반 가격에 매도

한투가 펄어비스 주식을 매도한 가격과 시점을 두고 '아이러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4분기 한투 IB본부가 펄어비스 주식을 매도한 단가는 1주당 약 11만원. 비슷한 시기 리서치센터에서는 펄어비스 목표주가를 20만원 이상으로 연달아 상향하고 있었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6일 펄어비스 목표주가를 21만원으로 제시했다. 이후 김 연구원은 같은달 24일 25만원으로, 올해 1월 2일에는 33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시기적 차이가 있으나, IB본부의 당시 매도 단가는 리서치센터 목표주가와 2~3배 차이가 났던 셈이다.

공교롭게도 펄어비스 주가는 한투 IB본부가 주식을 모두 처분한 뒤부터 급등했다. 펄어비스 주가는 10월말 14만 7,500원, 11월말 19만 2,500원, 12월말 24만 7,600원에 달했다. 월간 상승률은 10월 29.7%, 11월 30.5%, 12월 28.6%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IB본부 관계자는 "프리IPO 투자는 그 투자 성격이 다르다"며, "리서치센터와는 차이니즈월이 있고, 운용사가 아니니 리서치 쪽 투자의견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이 안 났다면 더 보유했을 수 있지만, 두배 가까이 투자 수익률이 달성됐으니 매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 그래도 두배 수익...'낮은 값에 투자하고 공모가는 높게'

그럼에도 한투 IB본부는 펄어비스 투자로 '두배' 가까운 수익을 거뒀다. 17억여원을 투자해 33억원 가까이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이는 한투가 펄어비스 주식을 상장 전 매우 낮은 가격에 인수했기에 가능했다. 한투 IB본부가 펄어비스 주식을 최초 매입한 것은 지난 2016년 5월, 당시 1주당 '5만 7,273원'에 매수했다.

이는 한투가 펄어비스 IPO를 주관하며 확정한 공모가액의 '절반' 수준이다.

한투 IB본부는 주식 매입 6개월 후(16년 11월) 펄어비스와 IPO 주관계약을 맺었고, 2017년 5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후 그해 9월 1일 공모가를 '10만 3,000원'으로 확정했다.

1년새 두배 가까이 차이난 한투의 매수단가와 공모가액은 추후 증권업계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모럴해저드 아니냐"는 것.

이같은 논란은 한투가 펄어비스 주식을 보호예수기간 30일 종료 직후 전량매도하면서 더욱 짙어졌다.

◆ 결국 '보호예수 강화' 상장규정 개정 불러와

이는 결국 관련 규정 강화로 이어졌다.

지난 1월 11일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에는 '불건전행위 방지를 위한 보호예수의무 강화' 내용이 담겼다.

금융당국은 "상장 주선인이 상장 전에 공모가 대비 매우 낮은 가격으로 지분을 취득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등 이해상충 및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상장 주선인이 상장심사청구일 전 6개월 이내에 취득한 지분'에 대해 '취득가격과 공모가격 간 괴리율이 50% 이상 차이날 경우' 보호예수 기간을 '6개월'로 강화했다.

IB업계 관계자는 "IPO 주관사 계약을 따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상장 전 지분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이고, 한투가 선도적이었다"며, "그런데 한투의 경우 취득가와 공모가 차이가 너무 커서 규제 강화의 발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투가 '취득가격과 공모가격 괴리율' 지적을 받은 것은 펄어비스뿐만이 아니다.

'샘코'에 대해서도 지난 2016년 2월 1주당 '9,500원'에 총 15억원을 투자했다. 그후 1년 반만인 2017년 8월 공모가 희망밴드를 '1만 4,000원~1만 8,000원'으로 잡았다. 최대 두배가량 높아진 것.

결국 샘코의 공모가는 희망밴드 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1만 1,000원에 확정됐다. 이는 지난해 지속적으로 이어지던 한투 공모가 거품 논란의 일례로 꼽힌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IB본부 관계자는 "이런 제도를 만들어낸 취지는 청구 직전에 투자해놓고 가격을 크게 올린 것 때문"이라며, "우리는 1년 이상 보유하고 있다가 상장한 것이 많기 때문에 이는 맞지 않는 지적"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한투는 지난해 4월 28일 덕우전자에 대해서도 상장 전 1주당 1만 3,000원에 26억원가량 투자했다. 이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5월 10일)를 내기 불과 '12일 전'이었다. 그해 8월 확정한 덕우전자 공모가는 1만 5,500원이었다. 한투는 덕우전자 프리IPO 투자로 4개월만에 20% 가까운 평가이익을 기록한 셈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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